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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광카지노 음해성 루머에 비틀

중앙일보

입력

폐광촌 회생을 위해 설립된 국내 유일의 내국인 출입 카지노 사업주체인 ㈜강원랜드가 잇단 '음해성' 문건파동'에 비틀거리고 있다.

최근 산업자원부 인터넷 홈페이지, 장외주식 거래 사이트 등 사이버 공간은 물론 국회, 언론사 등에는 강원랜드의 각종 비리의혹을 주장하는 게시물과 문건 등이 봇물처럼 터져 나오고 있다.

강원랜드 관련자들은 이를 해명하기 위해 곤혹을 치르고 있으며 다른 직원들도 "하루도 편한 날없이 계속되는 루머에 지긋지긋하다"며 일손을 잡지 못하고 있다.

강원랜드 문건파동의 원조는 설립 1년도 안돼 발생한 지난 99년 6월의 괴전화사건.

당시 새벽 폐광촌 지역인사들에게 "강원랜드 모이사가 사장 여비서와 부적절한 관계"라는 괴전화가 일제히 걸려왔고 이 사건으로 강원랜드는 그해 8월 임원진이 모두 교체되는 진통을 겪었다.

이어 스몰카지노호텔 개장전인 지난해 8월에는 청와대에 "비전문가인 신임사장이 석탄산업합리화사업단 출신 심복들과 함께 독단적 경영으로 국책사업을 망치고 있다"는 보고서 형식의 문건이 전달됐다.

이 문건파동은 산자부의 노여움으로 이어졌고 강원랜드 경영진은 "한번만 더 내홍을 일으키면 모두 교체하겠다"는 산자부의 호통을 들어야 했다.

산자부의 노기로 강원랜드와 관련된 문건파동은 겉으로는 잠잠해 진 것 같았지만 수면 아래서는 더욱 치열하고 교묘해져 갔다.

이때부터 100억원대 슬롯머신 구매과정, 각종 공사 입찰, 직원 채용 등에 관한 비리의혹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결국 이 여파로 지난 3월에는 강원랜드 영업실장 등 영업부 직원 3명이 횡령혐의 등으로 구속됐다.

영업부 직원들의 구속은 1t 트럭 한대분의 재무, 영업, 인사, 기획 등 강원랜드 핵심 부서 관련 서류 압수수색과 두달간 연인원 70여명의 강원랜드 직원이 참고인 조사를 받는 초강도 검찰수사로 이어졌다.

문건파동은 지난달말 검찰 수사가 당사자들의 단순 횡령 등으로 일단락되자 다시 본격화되고 있다.

이달초 모언론사에는 강원랜드 내부자료까지 첨부된 '슬롯머신 구매비리 의혹'을 주장하는 제보가 접수됐고 지난 13일에는 산자부 인터넷 홈페이지 게시판에 "사장이 정직원 채용시켜 주겠다며 아르바이트생 여직원과 놀아나고 있다"는 글이 올랐다.

또 지난 18일 장외주식 거래 사이트에는 "강원랜드가 매출액 축소 등으로 수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하고 있다"는 내용의 글이 게재됐다.

이와함께 지난 19일 국회에는 인사, 직원 숙소 비품 구매 등 강원랜드의 총체적 비리의혹을 주장하는 강원랜드 직원 명의의 문건이 전달됐다.

강원랜드측은 "감사원 감사, 검찰 수사 등을 통해 루머들이 대부분 사실무근으로 검증됐다"며 "회사 내부자료까지 빼내 왜곡 재생산하고 있는 문건파동은 불순한 목적을 가진 세력의 조직적 음해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강원랜드 관계자는 "그간 음해성 루머에 대응하지 않았으나 이제는 조직기강 확립을 위해서라도 수사의뢰 등을 통해 내부자료 유출자 등을 반드시 찾아내 법적 책임을 물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 주민은 "폐광촌 회생을 위해 설립된 카지노가 이전투구 속에 비리의 온상으로 비춰지는 것에 분노한다"며 "정부는 조속히 옥석을 가려 이같은 사태가 다시는 재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정선=연합뉴스) 배연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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