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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당파·민주당 표가 주 지지층 안철수는 지금 무소속 딜레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무소속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이 대선 출마선언 이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20일 JTBC-리얼미터의 다자대결 여론조사 결과는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38.3%, 안 후보 29.7%,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20.2%였다. 출마선언 직전인 18일 조사에선 박 후보 38.6%, 문 후보 26.1%, 안 후보 22.5%였다. 박 후보는 과거 40% 안팎의 지지율을 보이다 38% 안팎에 묶여 있는 상황이다. 상승세를 보이던 문 후보는 직격탄을 맞았다. 5.9%포인트 지지율이 빠졌다.

 양자대결에선 안 후보와 문 후보가 모두 오차범위 안에서 박 후보보다 지지율이 높았다. 안 후보 47.4% 대 박 후보 44.2%, 문 후보 46.3% 대 박 후보 45.8%였다.

 그러나 지지율이 다시 오르고 있다고 안 후보 측에 고민이 없는 건 아니다.

 다자대결에서 안 후보를 지지한 29.7%의 응답자를 분석해 보면 주력부대는 역시 무당파(기타 또는 지지 정당이 없다고 답한 이들)였다. 안 후보 지지자 가운데 58.8%에 달했다. 하지만 민주당을 지지한다는 이들도 안 후보 지지층 가운데 33.3%나 됐다.

 민주당에 들어가면 무당파가 실망할 수 있고, 무당파 행보를 계속하다 보면 민주당 지지층이 이탈할지 모르는 상황이다.

 안 후보가 출마선언을 하면서 야권후보 단일화 문제에 대해 민주당의 정치쇄신과 국민의 동의를 조건으로 내건 것도 이런 지지층의 이념 스펙트럼이 다르기 때문일 수 있다.

 정한울 동아시아연구원(EAI) 여론분석센터 부소장은 “안 후보는 경선 과정에서 문 후보에게 쏠렸던 야당 지지층과 출마선언 지연으로 조바심을 나타냈던 중도·무당파를 일단 확보하면서 시간을 벌겠다는 생각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렇다고 안 후보가 끝까지 ‘무소속 대통령’을 고수할지는 미지수다.

 역대 대통령선거에서 무소속 후보가 승리한 사례는 한 번도 없다. 1948년 7월 20일 국회에서 간접선거로 실시된 초대 대통령선거 당시 이승만(180표) 후보가 한민당 입당을 거부하고 정당이 아닌 대한독립촉성국민회의의 총재 자격으로 출마해 한독당 김구(13표), 한민당 안재홍(2표) 후보를 누르고 당선된 적이 있으나 건국기라는 특수한 시기였다.

 공화-민주 양당체제인 미국 대통령선거에서도 중도 무소속 후보가 당선됐던 건 건국기 초대(1789년)와 2대 대통령(1792년)인 조지 워싱턴이 유일했다. 숭실대 한정훈(정치외교) 교수는 “12월 19일 대선 투표일 전까지 양당 지지층에서 광범위한 이탈현상이 발생하지 않는 한 안철수 후보가 단일화 없이 중도 부동층만을 지지기반으로 대선에서 승리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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