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역시…" 50만원대 재진입 눈앞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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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한국 증시의 간판 주식인 삼성전자가 다시 힘을 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17일까지 나흘간 연속 상승하며 한달여 만에 50만원 재돌파를 벼르고 있다. 18일은 장중 한때 49만원을 넘어섰으나 전날과 같은 48만9500원에 마감했다.

삼성전자 주가에 가속도가 붙고 있는 것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다시 사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외국인들은 줄곧 삼성전자 주식을 파는 데 치중해 한달간 1831억원어치를 팔아 치웠다. 그러나 이달 들어 17일까지 11일간 연속 순매수를 기록하며 2121억원어치를 사들였다. 매수 주문이 느는 것은 하반기 정보기술(IT) 경기 회복을 암시하는 징후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동원증권은 연초 1400만~1600만대였던 전세계 TV 수요 예상치가 최근 최고 1900만대까지 높아지고 있어서 LCD 수요 등이 예상보다 빨리 회복될 것으로 분석했다. 민후식 동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산업의 중장기 흐름을 미리 보여주는 북미 반도체 장비 시장이 살아나고 있고 일부 반도체 제품은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시장 상황이 좋아지면서 삼성전자의 실적 호전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을 전분기보다 20% 이상 늘어난 2조5000억원 수준으로 전망하고 있다. 굿모닝신한증권 송명섭 연구원은 "삼성전자 주가는 분기별 영업이익 변화를 한 분기 앞서서 반영하는 특성을 보여왔다"며 "D램 수요가 늘어나고 있어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실적이 2분기를 바닥으로 3분기부터는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외국인 매수세의 성격에 비춰 본격적인 반등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최근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의 적극적 매수는 주식을 공매도했던 투기적 투자자들이 주가의 반등 조짐에 따라 손실을 줄이기 위해 서둘러 주식을 되사들이는데 따른 일시적 현상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박경일 미래에셋 연구원은 "IT 경기가 좋아지고는 있지만 외국인 매수세가 지속될 것으로 믿고 무조건 추격 매수에 나서는 것은 부담스러워 보인다"고 지적했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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