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사람 사람] 여고생 '스파이더 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31면

여고생 '스파이더 걸' 김자인(17.일산동고 2)양이 26일부터 나흘간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아시안 X게임 2005'에 출전한다. 자하(21.숭실대 2년).자비(18.숭실대 1년) 두 오빠와 함께 인공암벽 등반경기인 스포츠클라이밍 종목에 도전한다.

그가 아직 한 번도 이겨본 적 없는 호주의 사만다 베리와 라이벌인 일본의 도모토 오가와도 출전한다. 그러나 그는 어느 때보다 자신감이 넘친다. 동계 훈련을 충실하게 받아 근력이 많이 향상됐기 때문이다.

사실 그는 국내 스포츠클라이밍계에선 이미 강자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암벽등반을 하는 아버지가 멋있어 보여 덩달아 암벽을 타기 시작한 그는 이후 뛰어난 기량을 보여 중학생 때부터 아예 전문적으로 나섰다. 중3 때부터 클라이밍 월드컵에 출전했으며 지난해 10월 초 중국 상하이 월드컵에서 7위에 올랐다. 같은 달 전남 영암에서 열린 아시아 스포츠클라이밍 선수권대회 난이도 경기에서 1위를 했다.

최근까지 한 달에 두 번 정도 대회에 출전하는 강행군을 하고 있는 그는 암벽을 탈 때가 가장 즐겁다고 한다.

"시간에 쫓기고 피곤하기도 하지만 너무 재미있어요. 길거리를 가다가도 벽을 보면 타고 올라가고 싶어질 정도예요. 벽에 구멍이 나있으면 손가락을 집어넣어본다니까요."

그런 그에게도 한 때 고민이 있었다. 키가 152㎝인 상태에서 1년 이상 1㎝도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이젠 편하게 생각해요. 작으면 어때요. 남들보다 암벽을 잘 타면 되죠"라며 웃었다.

그의 꿈은 스포츠클라이밍이 대중화된 유럽에 진출하는 것이다. 대학에서 스포츠 심리학을 전공할 생각도 있다.

[연합]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