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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식구 탈주범,온몸에 발랐던 연고 알고보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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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유치장 배식구를 통해 달아난 대구 탈주범 최모(50·전과 25범)씨가 경북 청도군에서 이미 빠져나와 대구 시내로 이동한 정황이 포착됐다. 경찰은 이에 따라 수색 지역을 대구 시내 쪽으로 확대했다.

 대구 동부경찰서는 최씨로 보이는 50대 남자를 19일 오후 7시40분쯤 청도군 이서면 양원리에서 태워 10여 분 만에 대구시 달성군 가창면 옥분리에 내려줬다는 한 택시기사의 제보에 따라 옥분리 일대 야산과 민가를 수색 중이라고 20일 밝혔다. 택시기사는 자신이 태워준 남자가 키가 작고 검은색 양복을 입었으며 생김새도 최씨와 비슷했다고 신고했다. 경찰은 신고를 받은 직후 형사대와 수색경찰관 등 100여 명을 현지에 급파했다. 양원리는 최씨가 경찰을 따돌리고 도주한 청도읍 초현리와 20㎞가량 떨어진 곳이다.

 경찰은 승객이 내린 곳으로부터 100여m 떨어진 민가 마당에서 목이 꺾인 채 피를 흘리고 죽은 닭 1마리를 발견해 감식을 의뢰했다. 경찰 관계자는 “탈주범이 택시에서 내린 뒤 민가의 닭을 잡아 산으로 들어가려다 인기척에 놀라 도주했을 수도 있다”며 “낮엔 산에서 은신하고 밤에 이동해 대구로 들어왔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최씨의 대구 잠입 가능성이 유력해짐에 따라 대구 시내 경찰서 간의 원활한 공조수사가 필요하다고 보고 수사본부장을 이상탁 동부경찰서장에서 원창학 대구경찰청 수사과장으로 교체했다. 수사인력도 7개 팀 52명에서 12개 팀 97명으로 늘리고 신고보상금도 3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올렸다.

 한편 경찰은 최씨가 탈출 당시 온몸에 바른 물질은 피부연고제 ‘후시딘’이었다고 밝혔다.

대구=홍권삼·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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