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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를 교두보로 2020년까지 수주 35조원, 매출 27조원 목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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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면

“회사의 미래가 해외시장의 개척에 달려 있다. 세계를 무대로 성장해 가도록 견인차 역할을 해달라.”

GS건설 허명수 사장이 지난 8일 싱가포르 NTF 병원 신축공사 계약식에 참석한 후 현지 사업장을 방문해 직원들에게 당부한 말이다.

이번에 계약한 NTF(Ng Teng Fong) 병원 신축공사는 싱가포르 주롱지역에 지상 최고 16층 규모의 병원 건물 3개 동을 짓는 5900억원 규모의 고급건축 프로젝트다. 허 사장이 싱가포르 현장을 방문한 것은 싱가포르가 GS건설의 해외토건(토목+건축) 시장 확대의 교두보라는 전략적 판단 때문이다.

GS건설은 베트남 호치민 메트로 1호선 공구(조감도)를 수주한 이후 베트남에서 추가 수주를 예상하고 있다.

GS건설은 지금까지 해외에서 플랜트 부문의 경쟁력을 인정받으며 성장해 왔지만 중장기 목표를 달성하려면 취약 분야였던 해외토건 부문을 강화하는 등 공종 다변화가 시급하다고 보고 있다. 이 회사는 2020년까지 수주 35조원, 매출 27조원 규모의 글로벌 건설사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GS건설의 토건부문 해외 진출은 1990년대 이후 단절됐다가 2009년 싱가포르에서 지하철 사업을 잇따라 수주하면서 재도약의 발판을 만들었다. 2009년 싱가포르 C911 지하철 공사(3585억원)를 수주한 후 C913 지하철 공사(4005억원)를 따냈고, 2011년엔 싱가포르 C925 지하철 공사(1867억원) 및 C937 지하철 공사(2285억원)를 잇따라 수주했다.

또 올해엔 지난 8월 베트남 경제 중심지인 호치민시에서 4748억원 규모의 호치민 메트로 1호선 2공구를 수주하는 등 다른 동남아 지역에서도 지하철 공사 수주 성과를 올리고 있다.

GS건설은 기술 난이도가 높은 공사를 따낸 데 큰 의미를 부여한다. 싱가포르 C937프로젝트는 현지 관광의 중심지 클락키(Clarke Quay) 지역 싱가포르 강을 관통하는 하저터널 공사로 현지 지하철 공사 사상 최고 난이도의 공사라는 평가를 받는다. 공사 중 강의 수로를 수차례 우회시켜야 하는 고도의 시공능력이 필요하다.

베트남 호치민 메트로 1호선 건설 공사는 현지 시장 진출의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프로젝트다. 호치민시의 벤탄에서 수오이티엔 차량기지까지 연결되는 총 연장 19.8㎞의 도시철도 프로젝트로, 이를 바탕으로 베트남 정부 후속 발주 예정인 호치민시 지하철 6개 노선과 수도 하노이시 지하철 5개 노선 사업에서도 수주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엔 중동지역 지하철 공사에도 도전하고 있다. GS건설 관계자는 “최근 중동지역에서도 잇따라 입찰초청을 받고 있다”며 “해외 현장에서 GS건설의 신뢰도가 높아지고 있어 실질적인 수주 성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GS건설이 해외에서 잇따라 성과를 내는 것은 올 초부터 추진한 중장기 사업 계획과 이에 걸맞는 조직 개편의 영향이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올 초 ‘비전 2020’을 통해 2020년까지 해외매출 비중을 70%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를 정했고, 이를 위해 해외영업의 전문성과 본부간 시너지 높이는 방안으로 조직개편을 단행, 각 사업본부의 해외영업 조직을 해외영업본부로 통합 재편하면서 해외 사업의 효율성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특히 해외진출이 상대적으로 미진했던 토목과 건축분야의 해외 영업활동을 지원할 수 있는 조직을 신설했고, 각 사업본부별로도 해외사업 확대에 따라 관련 조직을 보강했다.

GS건설 관계자는 “앞으로 아시아·중남미·중동·아프리카 등 이머징 마켓을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수주활동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일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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