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발 박경림 전성시대

중앙일보

입력


상상해보면 좀 재미없다. 그녀 없는 연예계는, 얼마나 썰렁할까. 그리고 스타들은 또 얼마나 심심해질까. 요즘 뜨는 프로마다 빠지는 곳 없고 연예인들이 친한 사람 얘기할 때 꼭 입에 오르는 이름, 박경림. 그 대책없는 유쾌함과 사교력에 대한 보고서.

■ 웃음의 전도사
시트콤에서, 주말 쇼프로에서, 매일 듣는 라디오에서... 경림이 참 자주 등장한다. 인기있는 프로그램에 자주 보인다는 거,
경림이가 잘 나가고 있다는 얘기. 방송에 자주 나와도 얌전하고 예쁘게 서있기만 하면 눈에 잘 안 띄겠는데
알다시피 박경림, 목소리 크고 말도 많아서 주목받는다. 그런데 눈에 거슬리거나지겨운가 하면 그건 아니다. 어딜 가든
분위기 업시키고, 즐거운 웃음을 만들어낸다. 기분 좋은 유쾌함으로 웃음바이러스를 전파하는 거, 경림이의 재능이다.

■ 좋아하는 것
지금 진행하고 있는 라디오 프로그램. 어렸을 때부터 친한 수홍 오빠랑 같이 나오고, 게스트들 모두 재밌고 좋은 사람들이라 진행이 즐겁다. 하지만 가장 힘든 프로그램도 역시 라디오. 아무리 빡빡한 스케쥴 속에서도 매일매일 정해진 시간에 나가야하기 때문에 꼭 피곤한 직장인 같은 기분이다. 그리고 또 좋았던 건, 최근에 본 영화 〈파이란〉. 최민식 아저씨가 방파제에서 오열하는 장면에서 조금 훌쩍. 방배동 원조 할아버지집 꽃게찜에도 열광. 털털한 경림이, 그리고 잠이 너무 좋아졌다. 하루에 기껏 네시간 밖에 못자니까.

■ 하고싶은 이야기들
7월 쯤에 책을 낸다. 경림이가 이야기를 만들고, 신인 만화가가 그림을 그린 만화책이다. '경림이'라는 캐릭터가 주인공이고, 인간 박경림이 그동안 살아온 이야기를 재미있게 즐려줄 생각이다. 책으로 방송에서 못다한 이야기들을, 그리고 나중에는 이름을 딴 토크쇼를 진행하고 싶은 게 꿈이다. 평범한 사람들도 나와서 진솔한 얘기 나눌 수 있는 편안한 토크쇼. 지금은 지식도 경험도 부족하지만, 많이 배워서 꼭 해보고 싶단다. 경림이라면, 지금 마음 속에 그리고 있는 그런 쇼를 충분히 해낼 것 같다.

■ 기대해! 미래의 ‘박경림 쇼’
수요일, 금요일은 라디오 방송 제외한 스케쥴을 싹 비운다. 일주일에 두 번 학교 가는 날이기 때문에. 4학년 1학기라서 지금은
레포트에 치어 헉헉댄다. 게다가 교수님들도 경림이 다 아셔서 발표를 자주 시키는지. 그래도 수업 절대 빠지는 일 없이 꼬박꼬박 나간다. 졸업한 후에는 준비해서 유학 갈 생각이다. 언젠가의 꿈인 토크쇼 진행을 위해서 커뮤니케이션이나 심리학 쪽을 더 공부하고 싶어서. 토크쇼 진행의 꿈, 되고 싶다고 간절하게 믿고 노력하면 언젠가 틀림없이 이루어지리라 믿는다. 그래서 남자애들 군대가듯이 몇 년 공부하면서 자신을 더 채워넣고 싶다. 알고보면 참 야무지고 생각 많은 경림이.

■ 자기를 잘 아는 아이, 경림이
인터뷰 동안 질문 한 마디에 대답은 열 마디, 기자를 웃겨가며 얘기하는 달변에 놀랐다. 비결을 물었더니 어릴 때 야채파는 이모랑 이모부를 따라다니며 연습한 결과라고. 확성기로 사람들 많이 끌어모으면 이모가 상으로 배추 한 통, 무 두 포기 주셨단다. 자신을 세 단어로 표현해보라고 얘기하자 경림이의 대답. "유쾌! 상쾌! 통쾌! 요. 그게 바로 저 아니 에요?" 자기가 어떤 사람인지, 잘 할 수 있는 게 뭔지 너무 잘 아는 박경림. 스물 세 살 멋진 아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