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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안 마셔도 끝까지 남았던 안철수 서울대보다 부산고 동창회에 애정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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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8호 04면

안철수 서울대 교수가 서울대 봉사동아리에서 활동하는 모습. 안철수를 사랑하는 모임 측이 지난해 11월 공개한 사진이다. [사진 안철수를 사랑하는 모임]

안철수 서울대 교수는 부산중앙중·부산고(33회)를 졸업했다. 안 교수는 책 『안철수의 생각』에서 “초등학교 내내 공부를 못했다. 중학교 때도 반에서 1등 한 번 못해봤다. 고교 때 조금씩 나아지더니 고3 때 이과 전체 1등을 처음 해봤다”고 밝힌 바 있다. 고교 시절에 대해 부산고 동기 김대영 케이넷투자파트너스 대표는 “안 교수는 성적이 꾸준히 상승해 노력파로 통했다”며 “그때도 외유내강형이었다. 쉬는 시간에도 애들하고 장난치기보다 자기 일을 하는 진중한 스타일이었다”고 전한다.

12월 대선 주자 학맥(學脈) 들여다보니

부산고는 문재인 후보의 경남고와 부산에서 전통의 라이벌이다. 두 학교는 야구로도 많이 싸웠다. 안 교수는 책에서 “제가 다닐 땐 부산고가 3년 동안 전국 우승을 다섯 번이나 했을 정도로 야구 명문이라 응원하러 많이 다녔다”고 적었다. 학교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 셈이다. 안 교수는 대학 동창회는 안 챙겨도 부산고 동창회는 챙긴다는 말이 있다. 김대영 대표는 “안 교수는 재작년 부산고 행사 때 참석하기도 했다”며 “고교 동기들이 재계ㆍ학계ㆍ법조계ㆍ의료계에 많은데 정치색과 무관하게 응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동기로는 최규홍 서울고법 부장판사, 이정호 부산일보 편집국장 등이 있다. 이 국장은 공교롭게도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에게 정수장학회 해체 등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다 회사로부터 대기 발령을 받았다. 이 국장은 “안 교수와 동기이긴 하지만 학생이 600명 정도 되다 보니 학창 시절 교류는 없었다”며 “주변에서 ‘안 교수와 동기더라’란 이야기는 들었지만 잘 모른다”고 말했다. 조현오 전 서울지방경찰청장, 조갑제 전 월간조선 대표, 임채진 전 검찰총장, 정경득 전 경남은행장도 부산고 동문이다.

안 교수는 서울대 의대로 진학했다. 가톨릭학생회가 주관하는 진료 봉사에도 참여했다. 그는 책에서 “진료 봉사를 하면서 소설보다 현실이 더 끔찍하다는 생각을 했다. ‘함께 살아가는 사회에서 각자 해야 하는 역할이 무엇인가’ 그런 고민들이 깊어졌다”고 했다. 당시에 대해 후배 김요완(이비인후과 의사)씨는 “술은 잘 안 마셔도 모임이 있으면 끝까지 남아 있는 스타일이었다”고 기억했다.

서울대 의대 인맥은 의학계 외에도 다양하게 포진해 있다. 안 교수는 서울대 의대 출신으로 병원 진료 외 직업을 가진 이들의 모임 ‘경의지회’(境醫之會·의사의 경계를 넘었다는 뜻) 멤버였던 적도 있다. 박용현 전 두산그룹 회장과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김철준 한독약품 대표, 신상진 전 새누리당 의원 등이 회원이었다. 부인인 김미경 서울대 교수도 멤버였다. 하지만 안 교수는 이 모임은 물론이고 서울대 의대 동문회에도 잘 나오지 않는 편이었다고 한다. 본지가 접촉한 동문 10여 명은 “안 교수와 만난 지 오래됐다”며 언급을 꺼렸다.

안 교수는 두 번이나 미국으로 유학을 갔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공학 석사, 와튼스쿨 학맥도 있다. 하지만 당시 안 교수는 일과 공부를 병행하느라 바빴다. 안 교수와 10년간 함께 일했던 박근우 커뮤니케이션연구소 대표는 “안 교수는 1997년 첫 미국 유학 시절 낮엔 공부, 저녁엔 회사 일을 하느라 밤을 자주 새웠다. 2002년에도 CEO로 일하면서 과로가 심했다. 그래서 B형 간염인가에 걸렸는데 완치됐다”고 말했다.

한국인 동문들과 자주 만나진 못했다 한다. 박 대표는 “안 교수는 미국에선 공부만 했다고 한다. 동네 사람들이 얼굴 한번 보자 해도 도서관에서 책 읽는 게 일과여서 사람들이 ‘도서관에 가서 얼굴 쳐다보고 갔다’는 말도 있다”고 전했다.



안철수 교수는 …
▶고교 동기 김대영 케이넷투자파트너스 대표
“쉬는 시간에도 애들하고 장난치기보다 자기일을 하는 진중한 스타일이었다. A4용지의 반 정도 되는 문고판 책을 틈나는 대로 읽곤했다. 그러면서도 친화력이 있었다. 성적도 꾸준히 상승해 노력파로 통했다. 외유내강형이었다.”

▶대학 후배 김요완 이비인후과 의사
“자기 주변 이야기를 재미있게 했다. ‘부친이 부산에서 의사를 하시는데 담배를 엄청 피우신다. 담배를 끊으면서 과자를 엄청 쌓아놓고 드셨다. 그러다 담배를 다시 피우면서 담배도 엄청 피우고, 과자도 엄청 잘 드신다’는 식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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