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차세대 반도체, 중국서 생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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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중국 시안에서 열린 ‘삼성중국반도체 공장 기공식’에서 이규형 주중 한국대사, 자오러지 산시성 서기,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왼쪽부터)이 첫 삽을 뜨고 있다. [연합뉴스]

‘디지털 비단길(數碼絲路)’.

 12일 중국 산시(陝西)성 시안(西安)시 정부가 삼성전자의 반도체생산라인 기공식을 환영하며 내건 슬로건이다. 고대 중국 비단길 출발점인 3000년 고도 시안에서 삼성과 함께 서부지역 디지털 혁명을 주도하겠다는 것이다.

 이날 삼성은 시안시 중심부에서 남쪽으로 20㎞ 떨어진 시안 하이테크 공업구에서 기공식을 열었다. 공장부지는 모두 140만㎡로 앞으로 2년간 23억 달러(약 2조5000억원)를 우선 투자하고, 이후 단계적으로 총 투자규모를 70억 달러(약 7조8000억원)까지 늘릴 예정이다. 중국의 해외기업 투자유치 사상 최대다. 2014년부터 10나노급 차세대 낸드플래시 메모리반도체를 생산하게 된다. 10나노급 낸드플래시는 국내에서도 올 연말께야 양산에 들어가는 첨단 제품이다. 삼성이 해외에 대규모 반도체 공장을 짓는 것은 미국 텍사스 오스틴공장에 이어 두 번째다.

 이날 기공식이 열린 중국 시안공장의 10나노급 낸드플래시 연 최대 생산량은 300㎜ 웨이퍼 기준 10만 장이지만 내년 시장 상황에 따라 가동률을 결정할 예정이다.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부회장)는 “첫 번째 공장을 잘 만들어 생산한 뒤 시황이 좋아지면 더 투자할 계획”이라 고 말했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상무부총리는 이날 보낸 축하서신에서 “이번 프로젝트는 한·중 양측의 강점을 결합하는 협력을 통해 정보산업의 발전을 이루는 중요한 성과”라고 평가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규형 주중 한국대사와 권 대표, 자오러지(趙樂際) 산시성 당서기와 자오정융(趙正永) 산시성장 등 모두 600여 명이 참석했다.

 한편 권 대표는 이날 시안시 샹그릴라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완제품에서는 싸우더라도 애플은 삼성전자 부품 사업의 주요 고객”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애플이 아이폰 신제품에서 삼성의 모바일D램·낸드플래시 등을 뺀 것에 대해 “완제품 분야에서 전쟁이 벌어지고 있으니 부품도 동참해야 한다는 식으로 특허 소송을 부품 사업과 연관시키는 것은 추측의 측면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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