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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동해 출구전략 2탄 북한 나선항 이어 청진항 운영권도 확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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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중국이 나선항(나진·선봉)에 이어 북한의 청진항에 대한 운영권을 확보했다. 지난달 14일 중국을 방문한 장성택 북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중국과 나선 및 황금평·위화도 특구 공동관리위원회 구성에 합의한 이후 나온 첫 번째 조치다. 동해 출구를 확보해 한국과 일본·러시아와의 4각 무역을 활성화하고 동북 지역 경제개발을 활성화하기 위한 중국의 전략이 본격 실행에 옮겨지고 있는 것이다.

 지린(吉林)성 투먼(圖們)시 류보(劉波) 선전부 대외담당은 10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리충원(李忠文) 투먼시 부서기와 옌볜하이화그룹(延邊海華集團) 관계자 등이 지난 1일 평양에서 북한항만총회사와 ‘청진항 종합 이용프로젝트’ 계약서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계약서에 따르면 양측은 청진항 해운항만합작경영회사를 공동 설립해 연간 물동량 최대 처리능력이 700만t인 청진항 3, 4호 부두를 30년간 공동 관리한다. 이는 북한이 지난해 말 ‘합영법(合營法)’을 개정한 이후 외국회사와 맺은 최초의 합자회사 설립이다.

 이를 위해 북한 측은 부두(3180㎡)와 노천 화물적치장(4000㎡)의 30년치 임대료에 해당하는 612만 유로(약 87억원)를 합작경영회사의 자본금으로 출자했다. 또 중국 측은 하역설비, 운수도구, 항만건설기재 등 943만 유로(약 130억원)를 투자하는데 이는 전체 회사 자본금의 60.46%를 차지한다. 양측은 중국의 지분이 절반을 넘지만 중국 독자적인 경영을 지양하고 양측이 합의하에 항구를 개발하고 운영하기로 했다. 양측은 이와 함께 이사회 설립과 이윤 분배, 노동자 관리 등 세부규칙도 정했으며 오는 2015년까지 현재 수만t에 불과한 청진항 화물운송량을 100만t 이상으로 늘린다는 목표도 세웠다.

 건설과 무역 중심인 옌볜하이화그룹은 이미 6000만 위안(약 106억8000만원)을 선투자해 청진항에 필요한 기중기 제작과 기중기 궤도 설치, 3만6000㎡의 부두 지면 안정화 작업을 마무리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에는 홍콩의 자오상쥐(招商局) 그룹과 중국 최대 국영 부동산 업체인 상하이(上海) 뤼디(綠地), 종합건설업체인 중젠(中建)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나선항을 개발하고 향후 50년간 경영을 한다는 데 북한 측과 기본적인 합의를 했다. 현재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 소재 촹리(創立)그룹은 2008년 북한으로부터 나선항 1호 부두 사용권을 확보했으나 최근 회사 자금사정 악화로 개발권을 컨소시엄에 넘기는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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