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컨페드컵] 유상철 한국 구했다

중앙일보

입력

황선홍과 유상철이 한국팀에 첫 승을 선사하며 꺼져가던 불씨를 살렸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한 판 이었다. 1일 울산 문수 경기장에서 열린 컨페더레이션스컵 A조 한국과 멕시코와의 예선 경기에서 황선홍의 선취 골과 후반 44분에 터진 유상철의 극적인 헤딩 역전 골로 멕시코에 짜릿한 승리를 거두었다.

두고두고 아쉬움이 남는 경기였고 더 많은 골이 났어야 했다. 그러나 한국은 2골에 만족해야 했다.

한국은 1승1패를 기록하며 승점 3점으로 호주(2승·승점 6점)·프랑스(1승1패·승점 3점)에 이어 3위에 랭크 됐다. 그러나 골 득실에서 불리하기 때문에 4강 진출 여부는 미지수.

한국은 이날 황선홍-김도훈을 투 톱으로 내세우고 고종수를 왼쪽,최성용을 오른쪽 윙 백으로 기용, 3-5-2 포메이션으로 경기에 나섰다. 또 홍명보, 강철, 김도훈 등 노장 선수들의 경험위주로 선수 구성을 짰다.

경기 초반 멕시코가 잠시 주도권을 잡았을 뿐 이후 한국의 줄기찬 공격이 계속됐다. 고종수가 무거운 몸놀림으로 공격 가담을 전혀 하지 못해 볼의 흐름이 최성용쪽으로 편중되다보니 어려운 경기를 할 수 밖에 없었다.

31분 김도훈이 황선홍에게 완벽한 패스를 받았지만 헛발질로 찬스를 허공에 날린 장면은 가장 아쉬웠고 36분 유상철의 헤딩슛은 가장 완벽한 조직력에서 나온 장면이었다.

후반 12분 최성용이 골문 앞에서 수비수 2명 사이에 서성이던 황선홍을 보고 정확히 올렸고 돌고래가 솟구치듯 황선홍이 뛰어올라 방향을 바꾸는 정확한 헤딩슛으로 그물을 갈랐다. 황선홍은 자신을 기용한 히딩크 감독에게 멋진 골로 보답했고 1년 3개월만에 대표팀에서 '꿀맛'같은 골을 기록했다.

동점 골을 뽑기 위해 총 공세에 나선 멕시코는 미드필더들의 공격 가담 횟수가 늘면서 수 차례 간담이 서늘한 센터링을 올렸고 그때마다 한국 수비는 크게 흔들렸다. 첫 골을 기록한 후 선수들이 흥분, 마크맨을 쉽게 놓치는 불안한 면을 보여줬다. 1-3으로 역전패한 98 프랑스월드컵의 악몽이 떠올랐다.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는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살얼음판 리드를 계속하던 한국은 후반 35분 이운재가 안토니어 데 니그리스와 1대1로 찬스에서 가까스로 선방하며 위기를 탈출하는 듯 했으나 곧바로 아크 왼쪽에서 얻은 프리킥을 빅토르 루이스가 휘어 차 그대로 골로 연결, 허무하게 동점을 내주고 말았다.

첫 승의 기대가 물거품이 되는 순간 후반 44분 한국에게 마지막 찬스가 왔다. 역시 큰 물에서 골 맛을 봐본 '유비' 유상철이 박지성의 코너킥을 머리로 받아 넣어 극적으로 한국팀을 기사 회생 시켰다.

Joins 이병구기자<lpgas@joins.com>

컨페드컵의 자세한 내용은 ▶(http://worldcup.joins.com/confede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