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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극장가] 전쟁 없애버린 전쟁영화

중앙일보

입력

워낙 무시무시하게 다가왔던 '진주만'의 공습 탓에 다른 대작들이 이번 주말을 피해 버렸다. 그런데 막상 '진주만'의 화력은 그다지 위력적이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고 극장가는 경쟁없이 썰렁해져 버린 느낌이다. 눈에 띄는 작품이 아주 없지는 않지만 폭넓은 호소력은 못 가졌다.

◇ 소개 안할 수는 없는 '진주만'

'사상 최고 제작비' 등의 딱지가 붙은 블록버스터는 관객에게 고민을 준다. 좋다 나쁘다는 평가를 들어봐도 도움이 안되고 일단 직접 눈으로 확인해봐야 할 것 같아진다. 소개하는 입장에서도 마찬가지. 추천 여부를 떠나서 빼놓을 수가 없다.

총평은 한 마디로 높았던 기대치에 비해서는 미달이다. 전쟁에서 사랑으로 때로는 우정 이야기까지 왔다갔다 색깔이 모호하다. 한 주 앞서 개봉한 미국에서의 흥행 실적을 참조한다면 1위는 했지만 기록을 깨지는 못했다.

어마어마한 전투 장면이 볼거리는 제공하지만 '라이언 일병 구하기' 같은 사실감을 기대하지는 말기를.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를 위해서인지 포화가 쏟아져도 피는 튀기지 않고 야전 병원 조차 깔끔하기만 하다.

◇ 특별한 감성 '수취인불명'

주류가 아니기에 오히려 엄청난 대작과 맞설 수 있는걸까. 저예산 영화의 대명사 김기덕 감독의 신작이 걸린다. 이 작품에서도 역시 소외된 사람들의 아픔을 잔혹한 화면과 함께 전하고 있다.

돌아오지 않는 흑인 남편에게 수취인불명의 편지를 보내는 양공주 출신의 어머니, 한쪽 눈을 잃고 세상으로부터 눈을 돌린 은옥, 백정으로 배척 당하는 '개눈' 등. 나약한 이들이 상황에 몰려 잔인하게 변해가는 시대를 그리고 있다.

꼭 비주류라서가 아니라 김감독의 영화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스스로도 받아들일 관객이라면 받아들일 것이라는 주의니까. 충격적인 장면은 여전하지만 '섬' 등 전편 보다는 많이 누그러진 편.

그 밖의 영화들

고만 고만들 하다. 여자의 불륜을 둘러싼 비극을 다룬 '야드비가의 베개'가 걔중 눈에 띈달까. 우리 감성하고는 안맞는 부분도 있지만 그게 재미일 수도.

'유리의 뇌'는 나카다 히데오라는 감독 이름만으로 보면 절대 안된다. 만화를 원작으로 한 동화적인 작품이지만 어색하거나 황당하게 느낄 소지도 많다.

금성무와 진혜림을 보기 위한 영화 '라벤다'. 상영중에 이상한 소음과 함께 정말로 극장에서 라벤다 향을 '틀어' 주기도 한다.

보다 자세한 영화 정보 읽기

◇개봉 예정작

'진주만'

'수취인불명'

'야드비가의 베개'

'유리의 뇌'

개봉예정 작품 전체 리스트…

상영관 안내

◇현재 상영작

'파인딩 포레스터'

'투발루'

'섬원 라이크 유'

'엑소시스트'

'첫사랑'

'웨딩 플래너'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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