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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시간 라운드, 녹초 된 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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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박세리

“이렇게 힘든 라운드는 별로 없었어요.”

 6시간6분. 6일 충남 태안 골든베이 골프장(파72)에서 개막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한화금융클래식 첫날 경기를 마친 박세리(35·KDB산은금융)가 힘겨운 목소리로 말했다.

박세리는 이날 예정시간보다 9분 늦은 오전 9시24분에 티오프했다. 라운드를 마친 시각은 오후 3시30분. 박세리는 18홀을 6시간 넘게 플레이했고 경기 흐름이 끊겼다, 이어졌다를 반복하면서 스코어도 들쭉날쭉했다. 3개의 버디를 낚았지만 보기 3개와 더블보기 1개를 적어내 2오버파 공동 36위로 경기를 마쳤다. 30분 정도를 기다리다 시작한 10번 홀(파4)에서 보기를 기록했고, 18번 홀(파5)에서는 티샷이 OB구역으로 날아가 더블보기를 했다.

박세리는 “변명처럼 들릴지 모르겠지만 미국에서는 평균 4시간30분이면 경기가 끝난다. 좋은 날씨에 6시간 넘게 경기를 하는 것은 이해가 안 된다”고 했다.

 그러나 KLPGA 투어에서 6시간이 넘는 경기는 낯선 풍경이 아니다. KLPGA의 관행적인 대회 운영과 슬로 플레이 선수들의 합작품이다. 대회당 총 144명이 출전하는 미국 LPGA 투어는 3명씩 48개 조를 24개 조씩 오전·오후 조로 나눠 출발시키기 때문에 진행이 매끄럽다.

반면 대회당 출전선수를 108명(3명씩 36개 조)으로 제한하고 있는 KLPGA 투어는 오전에 36개 조의 모든 선수가 티오프한다. 이 때문에 앞서 출발한 몇몇 팀에서 슬로 플레이가 나오면 연쇄반응을 일으켜 지연되기 일쑤다.

 올해 US여자오픈 우승자이자 디펜딩 챔피언인 최나연(25·SK텔레콤)도 잦은 경기 지연 탓에 18번 홀에서 OB를 내는 등 1오버파 공동 22위로 부진했다. 최나연은 “평소보다 두 배는 더 힘든 경기였다”고 했다. 김소영(25·핑골프)이 5언더파로 단독 선두다. J골프에서 7일 낮 12시30분부터 2라운드를 생중계한다.

태안=이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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