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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L] 백인일색 NHL에 흑색바람

중앙일보

입력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에 흑인선수들이 늘고 있다. 본래 프로하키는 '백인들의 전유물'이라고 할 정도로 선수는 물론 관중까지도 백인일색이었다.

그동안 NHL의 흑인선수 비율은 미국의 다른 메이저 프로스포츠인 풋볼(NFL), 농구(NBA), 메이이저리그와 비교가 안될 정도로 낮았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올시즌까지 흑인선수를 기용하는 팀들이 대거 늘어나면서 "NHL에 새로운 흑색바람이 불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30개팀이 속해있는 NHL 산하 각팀에서 활약하고 있는 흑인선수는 모두 14명이다. 그러나 주전급으로 당장 출전선수 명단에는 올라가 있지 않더라고 각 구단의 2군에서 NHL 승격을 대비하고 있는 선수까지를 합치면 모두 27명으로 늘어난다.

관계자들은 이러한 흑인선수 숫자가 앞으로 계속해서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흑인선수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구단은 에드먼턴 오일러스다. 라이트윙 포지션을 맡고 있는 앤선 카터와 마이크 그리어를 비롯해 션 브라운, 조아퀸 게이지, 조지스 래라크 등 5명이 활약하고 있다.

뉴욕 레인저스도 센터 매니 맬호트라와 라이트윙 샌디 매카티 등 2명의 흑인선수를 보유하고 있으며 플로리다 팬서스, 탬파베이 라이트닝, 캘거리 플레임스, 세인트루이스 블루스, 밴쿠버 커넉스 등 6개팀도 1명 내지 2명의 흑인선수를 갖고 갖고 있다.

흑인선수가 늘어나고 있는 것은 NHL이 인기회복과 수익증대를 위해 기존의 '백인 중심'에서 '소수계 포용'으로 전체적인 전략이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NHL 일각에서는 NHL이 미국의 인구학적 변화를 감안, 흑인계를 비롯한 남미계, 아시아계 등 소수계 선수들을 대거 받아 들여야만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소수계들을 대거 영입함으로써 미국은 물론 전세계 시장을 상대로 막대한 이익을 올리고 있는 다른 메이저스포츠를 본받아야만 할 것으로 지적됐다.

이같은 주장이 설득력을 얻어가면서 최근 각 구단에서는 그동안 거들떠 보지도 않던 흑인선수를 하나 둘씩 받아들여 주전급으로 과감히 기용하기 시작했다.

또한 하키에 입문하는 흑인들이 과거에 많아지면서 백인선수에 뒤지지 않는 흑인선수들이 많아진 것도 또 한가지 이유다.

각 구단에서도 '팀의 승리를 위해' 특유의 체격조건과 강인한 체력을 바탕으로 수준급 기량을 갖고 있는 흑인선수들이 큰 매력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선수가 대학아이스하키 최고의 플레이어를 거쳐 현재 오일러스 주전으로 뛰고 있는 카터다. 지난시즌 22득점을 올린 카터는 올 정규시즌에서도 16골, 26어시스트(42포인트) 그리고 2차례의 플레이오프 시리즈에서 6골, 2어시스트(8포인트)를 기록하는 등 팀의 주공으로 맹활약하고 있다.

그러나 NHL에서 인종차별적인 언행과 부당한 행동에 대해 강력한 규제를 가하고 있으나 소수파인 흑인선수에 대한 차별은 여전히 알게 모르게 존재하고 있다.

지난 97-98시즌과 98-99시즌 동안 상대팀 흑인선수에게 과거 노예제도가 있던 시절 흑인노예에게나 내뱉던 모욕적인 말을 한 혐의로 3명의 선수가 출정정지 등 중징계를 받았다.

또한 지난해에도 커넉스의 흑인선수 도널드 브래셔가 보스턴 브루인스의 마티 맥솔리에게 스틱으로 얻어맞아 뇌진탕을 당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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