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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 조두순 - 나주 고종석 사건] 담임·이웃이 말하는 피해 어린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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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나주시의 한 종합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A양은 31일 오후 광주광역시의 대학 부속 의료원으로 옮겨졌다. A양 부모의 지인들은 “나주에서 수술 후 1인실에 입원해 어느 정도 안정을 찾았으나 정밀검사를 할 수 있는 큰 병원으로 갔다”고 말했다. 나주병원 이창석 외과전문의는 “어제 오후 6시20분부터 오후 8시30분까지 수술을 진행했다. 수술은 성공적이었고 경과도 좋다. 성기나 항문 등의 기능이 영구적으로 상실되지 않았다. 식사도 잘 하고 있고 의식도 또렷하다”고 말했다.

 A양은 동네사람들 사이에 ‘매우 똘똘하고 야무진 아이’로 알려져 있었다. 이웃에 사는 한 상인은 “그 애는 누가 무엇을 물으면 간단히 답하는 게 아니라 아주 자세하게 답하고 설명하는 게 일곱 살짜리 같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친구 집에 놀러가 식사를 할 때면 보통 어린아이들과 달리 밥그릇을 아주 깨끗하게 비우고 꼭 “잘 먹었습니다”는 인사말을 했다고 한다. 나이에 비해 철이 들고 눈치도 매우 빨랐다는 게 주민들의 평이다. 원래는 활발한 성격이었으나 최근엔 말수가 줄어들기도 했다고 이웃 사람들은 전했다. 31일 오전 A양의 집을 찾은 담임교사는 “착하고 얼굴이 맑은 아이”라며 “매일 아동센터에서 오후 9시까지 공부를 하고 귀가하는 모범생이었다”고 말했다. A양은 기초생활수급 대상 자녀여서 방과후 무료로 운영되는 아동센터에서 공부를 해왔다. 장래희망은 간호사였다.

  나주시는 인구가 7월 말 현재 8만8025명인 작은 도시다. 농촌인 읍·면 지역을 빼고 시가지 지역인 6개 동 인구는 3만6141명에 불과하다. A양이 사는 동네는 도심에서 벗어난 상가지대다. 이웃 주민들은 안타까움과 함께 범인에 대한 분노를 감추지 않았다. 주부 조모(53)씨는 “(납치 성폭행을) 당한 아이를 생각하면 내 가슴이 다 아프다”며 안타까워했다. 조씨의 일곱 살배기 늦둥이 딸은 A양과 가까운 친구다. A양이 없어진 것을 알고 지난달 30일 오전 일찍 아버지 안씨가 가장 먼저 찾아온 것도 조씨의 집이다. A양의 언니·오빠 등은 동사무소에서 운영하는 공부방에서 보호하고 있다.

나주=이해석·광주=장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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