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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주민이 경찰에 준 쪽지에 '결정적 제보' 있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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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나주 초등학생 성폭행 범인 검거의 결정적인 단서는 쪽지(포스트잇) 1장이었다. 전남 나주시 영산대교 밑에서 성폭행당한 A양이 발견된 것은 지난달 30일 오후 1시쯤. A양은 경찰에서 범인 인상에 대해 간략히 진술했다. “삼촌이라 말했다. 어두운 옷을 입었다. 머리가 짧았다”는 내용이었다. 경찰은 이 같은 진술을 토대로 범인을 좁혀갔다. 경찰은 ‘삼촌’이라고 지칭한 점으로 미뤄 범인이 20~30대 남성일 것으로 추정했다. ‘아저씨’라 하지 않고 ‘삼촌’이라 한 데서 착안했다.

 탐문 수사에 나선 경찰은 동네 사정에 밝은 남성에게 “어두운 색 옷을 잘 입고 스포츠형 머리를 한 젊은 우범자가 있느냐”고 물었다. 이 남성은 “PC방에서 자주 보는 사람이 있는데 이름을 알아봐 주겠다”고 선뜻 나섰다. 그는 고종석이 즐겨 찾는 PC방 고객이었다. 그는 최모 경사에게 이름이 적힌 작은 포스트잇을 건넸다.

 경찰은 또 이 손님으로부터 고종석이 순천의 모 PC방을 자주 간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즉시 경찰관 5명이 잠복에 들어갔다. 경찰은 순천 PC방에서 고종석이 사용하던 수건·속옷 등 소지품을 발견했다. 고종석은 태풍 볼라벤이 북상하기 전 일감이 없어지자 순천의 여관에서 방을 빼 소지품을 PC방에 맡기고 나주로 왔다.

  고종석은 범행 뒤 찜질방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광주를 거쳐 31일 순천으로 돌아갔다. 곧바로 단골 PC방을 찾은 고종석은 앉자마자 ‘나주 성폭행범’ 기사를 검색하기 시작했다. 그는 5분 뒤인 오후 1시25분쯤 잠복해 있던 경찰에게 붙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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