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D램가격 반등 요인도 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D램의 최저가 행진과 함께 회의적인 가격전망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조만간 반등을 기대하는 업계의 반론도 적지 않아 주목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128메가 SD램 가격은 대만 현물시장에서 3.25달러에 거래돼 최고가였던 작년 7월16일의 18.20달러에서 82% 하락했고 최근 12개월 평균가9.52달러에 비해서도 48% 떨어진 상태. 이때문에 업계는 `극한 상황'을 맞고 있지만 과거 사례와 D램 메이커의 채산성악화 등 여러가지 이유를 들어 조만간 상승을 기대하는 관측도 고개를 들고 있다.

우선 반도체 가격의 과거사를 들춰보면 차세대 D램과의 비트당 가격이 역전되는비트크로스 이후 6∼12개월 사이에 강한 반등이 많았다는 점. 98년 8월 16메가와 64메가SD램의 평균가격이 각각 3.3달러와 12.8달러에서 비트크로스가 일어난 뒤 계속 하락해 64메가가 99년6월 4달러대까지 떨어졌으나 8월말 10달러를 넘어서 9월말에는 대만지진 여파로 20달러까지 돌파한 예가 있다.

64메가와 128메가 SD램의 비트크로스는 지난해 말부터 서서히 시작돼 올 1월말북미현물시장 기준으로 각각 2.84∼3.01달러와 5.63∼5.97달러에서 일어난 점에 비춰 상승기가 멀지 않았다는 얘기다.

물론 통상 4∼6월이 비수기인 점을 들어 반등 불가론을 펴는 시각이 많다.

그러나 98년 폭락의 끝무렵인 98년6월에 16메가급이 대만에서 1.5달러로 최저가를 기록, 지금 64메가의 1.58∼1.62달러와 비슷한 가격이라는 점을 보면 바닥에 근접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환경적으로는 PC 및 네트워크 장비 업체들의 재고조정이 지난해 11월부터 장기간 진행된데다 MS의 게임기 출시와 인텔의 펜티엄Ⅳ 마케팅 등이 차세대 반도체 수요를 촉발시킬 것으로 보이는 점을 호재로 꼽고 있다.

게다가 중국, 인도 등 아시아와 동유럽의 IT시장이 본격 성장기로 접어들면서미국, 일본 중심의 수요공급 결정권이 시장다변화로 무너지고 있고 특히 중국 반도체시장은 올 가을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등에 따라 올해 6.3% 성장을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PC업체도 PC 1대당 D램이 차지하는 원가비중이 지난해 4분기의 평균 8%에서 올1.4분기에는 사상 최저인 평균 2% 수준으로 떨어짐에 따라 D램 가격을 더이상 낮추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공급자 차원에서 볼 경우 96∼97년 당시 28개에 달했던 D램 메이커가 현재 상위7개사에 의해 주도되고 있는데다 신규 라인 증설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128메가 SD램이 개당 4달러 안팎까지 떨어진 현재 상황은 일부 업체의 경우 적자 판매로 돌아선 것으로 알려져, 일부 메이커의 생산조정이나 간접적 감산이 가시화될 가능성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미국 경기 회복이 가시화될 경우 57%의 보급률을 보이고 있는 미국 PC시장의 대체수요가 PC메이커의 가격인하와 맞물려 일어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그러나 가격전망에 대해 비관적인 업계 관계자는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전통적인 비수기인 만큼 당장은 가격 상승을 기대키 어렵고 8월말 신학기에 앞서 반등을 예상해 볼만 하지만 상승폭은 크지 않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준영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