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 아시아 어린이 60% 가정 폭력에

중앙일보

입력

유럽과 중앙아시아 어린이의 60%가 일상적인 가정 폭력에 노출돼 있으며, 특히 동유럽국가 어린이들은 이웃주민들로부터의 폭력에 대한 불안감도 크게 느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AP통신은 16일 유엔아동기금 (UNICEF) 이 유럽과 중앙아시아에서 살고 있는 9-17세 어린이 1만5천여명을 직접 인터뷰 방식으로 조사, 독일 베를린 정부각료회의에서 공개한 보고서에서 이같이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오는 9월의 유엔 어린이 정상회담에 앞서 어린이 삶의 질에 대한 실태조사를 한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가정에서 폭력 또는 공격적인 행동을 경험했다고 밝힌 어린이들 중 11%는 가정에서의 폭력이 자주 일어난다고 응답했으며 동유럽 어린이의 3분의 1, 서유럽 어린이의 16%정도가 이웃 주민들때문에 불안감을 느낀다고 답했다.

또 옛 소련 지역과 동유럽 공산국가에 살고 있는 어린이 가운데 23%는 성인이 되면 서유럽이나 북미 국가로 이민을 가고 싶다고 밝혔다.

하지만 가정에서의 이런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전체 어린이의 3분의 2가량은 자신들의 삶이 부모 세대보다 나아질 거라고 믿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UNICEF 관계자는 "어린이들은 조사에서 집에서 꾸중과 벌을 받고 가족구성원들과 갈등하는 것이 자신들이 가장 불행한 이유라고 털어놨다" 면서 "세계 각국이 가정폭력 근절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고 강조했다.

조강수 기자 <pinej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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