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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만 10여년 '화공학 출신' 3인방

중앙일보

입력

경영 환경이 급변하면서 최고경영자(CEO)의 수명이 짧아지고 있다. 하지만 한자리에서 10년이상 대표이사직을 유지하는 엔지니어 출신의 전문경영인도 적지 않다.

김선동(61)에스오일 회장.성재갑(62)LGCI부회장.이재구(64)에이스침대 사장 등은 풍부한 현장 전문지식을 갖추고 회사와 함께 성장한 '한우물 경영인' 으로 사내외의 평가를 받고 있다. 이들은 모두 화공학도 출신이란 공통점을 갖고 있다.

에스오일의 전신인 쌍용정유 산파역을 맡았던 金회장은 1999년말 쌍용의 구조조정때 쌍용정유를 그룹에서 분리시켜 독립회사로 만들었다.

당시 쌍용그룹은 SK㈜에 지분을 넘길 방침이었으나 金회장이 쌍용정유의 최대 주주회사인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를 설득, 쌍용의 지분을 자사주 형태로 사들였다.

金회장은 91년 대표이사에 오른후 지금까지 흑자경영을 이끌었고, 최근 3년동안 주당 50%씩(액면가 기준) 배당을 하는 등 견실한 경영으로 아람코의 신임을 받고 있다. 올 1분기에도 1천3백억원 규모의 경상이익을 냈다.

최근엔 석유정제고도화시설(벙커C크래킹 센터)의 경쟁력을 앞세워 휘발유값 인하 경쟁을 주도하고 있으며, 휘발유 등 석유류 제품을 수출품목으로 키웠다.

성재갑 부회장은 석유화학제품의 수직 계열화 생산체제를 이룬 LG그룹의 대표적 전문경영인으로 꼽힌다.

63년 LG화학 전신인 ㈜럭키화학에 입사한 이후 37년동안 석유화학 분야의 외길을 걸은 국내 석유화학 산업의 산증인이다.

89년 LG석유화학 대표이사에 오른데 이어 94년 국내 최대 유화업체인 LG화학의 사장이 돼 석유화학 기초원료부터 가공제품까지 생산하는 일관 생산체제를 구축했다.

아이디어가 풍부해 중국의 유화업체들은 공장을 신.증설할때 成부회장에게 종종 조언을 구하기도 한다.

이재구 사장은 87년부터 14년째 에이스침대 사장을 맡고 있다. 화공학도 출신으론 드물게 68년부터 줄곧 가구업계에 몸담았다.

그는 침대업계 처음으로 인체공학연구소를 설립해 침대의 과학적 생산체계를 갖췄고, 국내 침대업체론 처음으로 중국시장에 진출했다.

엔지니어 출신이면서도 디자인분야의 감각이 뛰어나 사내에선 '히트상품 제조기' 로 통한다.

고윤희 기자 y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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