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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페북·유튜브·카톡 동원해 ‘뉴미디어 大戰’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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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4호 05면

#“SNS 1인 미디어 시대, 당신이 미디어입니다. 미디어를 기부해주세요.”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경선 후보의 지지자들이 올해 만든 인터넷 사이트 ‘박근혜 미디어(www.ghpark.com)’에 올라와 있는 글이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후보 지지글과 영상을 공유하는 게 후보에게 도움이 된다며 그런 활동을 ‘미디어 기부’로 표현했다. “한 번의 클릭, 한 줄의 댓글이 세상을 바꾼다”가 모토다. 이런 독려 덕분인지 박 후보의 3일 충청권 합동연설회 영상은 보름 만에 41만3801명의 트위터에 노출됐다.

진화하는 선거 캠페인, 뉴미디어 운동 백태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경선 후보 측은 주요 SNS계정만 9개다. 그중엔 핀터레스트(Pinterest)ㆍ플리커(Flickr)ㆍ인스타그램(Instagram)ㆍ비메오(Vimeo) 등 일반인들에겐 생소한 SNS도 포함돼 있다. 18일 문 후보의 핀터레스트엔 젊은 시절 아내와 찍은 사진이, 비메오엔 춤추는 동영상이 등록돼 있다. 문용식 캠프 디지털캠페인 본부장은 “다양한 유저(user)에게 발 빠르게 다가가기 위해 글로벌한 플랫폼을 모두 시도 중”이라고 설명했다.

대선 주자들 스마트폰 앱·인터넷 방송 운영
12·19 대선은 ‘SNS·뉴미디어 대전(大戰)’이다. 캠프마다 많게는 수십 명으로 구성된 SNS전담팀이 있다. 외곽 지지 조직도 SNS로 뭉친다.
대선 경선을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참여경선)로 치르는 민주통합당에서 뉴미디어 캠페인이 좀 더 뜨겁다(표 참조). 일반 여론 지지율이 경선에 큰 영향을 미치는 데다 ‘안철수 바람’을 극복하고 지지자를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들에게 트위터·페이스북·유튜브·카카오톡 사용은 ‘필수’다. ‘나꼼수(나는 꼼수다)’ 영향 탓인지 ‘팟캐스트’(인터넷 방송)도 빠지지 않는다. ‘문재인TV’ㆍ‘손학규TV’ㆍ‘김두관 TV-오빠만 보면 두관두관’ㆍ‘정세균의 옥상 토크’ 등이다.

스마트폰 앱(애플리케이션)에도 열성이다. 문재인 캠프는 지지자들이 모바일 커뮤니티에서 소통할 수 있는 앱 ‘문톡’을, 김두관 캠프는 앱 ‘시대교체 김두관’을 만들었다. 손학규 캠프는 인터넷과 스마트폰 앱으로 접근할 수 있는 ‘위키폴리시’를 운영 중이다. 위키피디아(Wikipedia)와 정책(Policy)의 합성어로 누구든 정책을 제안할 수 있게 했다. 벨소리·컬러링 서비스도 한다. 민중가요 1세대인 박치음씨가 ‘저녁이 있는 삶’이란 노래를 만들자 손 캠프는 원곡ㆍ발라드ㆍ랩버전을 스마트폰별 앱으로 내려받게 했다.

새로운 방식의 캠페인엔 인적 자원이 총동원된다. 손학규 캠프는 20~30대로 구성된 청년멘토단 ‘내일을 여는 친구들(내여친)’로부터 아이디어를 얻는다. 김경록 캠프 특보는 “젊은이들이 ‘저녁이 있는 삶 갖기 운동’을 벌이거나 호프집 미팅 아이디어를 제안하는데 후보의 딱딱한 이미지를 쇄신하고 지지자를 모으는 데 효과가 크다”고 전했다.

문재인 캠프는 2002년 대선 때 인터넷에서 노무현 바람을 일으킨 노사모 회원의 다수가 우군이다. 또 19일 국회에서 ‘대국민 협업 프로젝트 시민 블로거 회견’을 연다. SNSㆍ홈피 등을 운영하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는 컨셉트로 SNS영향력을 높이기 위한 행사다.

전통적으로 뉴미디어에 약한 보수 진영도 올해 대선에선 대반격을 노린다. 박근혜 후보는 싸이월드ㆍ트위터ㆍ페이스북(친근혜)ㆍ유튜브ㆍ카카오스토리(ghstory) 외에 ‘박근혜 미디어’와 박근혜 공식 라이브 채널을 표방하는 ‘유스트림’, 사진 공유 프로그램 ‘플리커’ 등을 사용하고 있다. 변추석 캠프 미디어홍보본부장은 “뉴미디어는 젊은 세대에게 접근할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라며 “경선이 끝나는 대로 감성, 재미를 담은 내용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110여 개가 넘는 박근혜 후보 측 풀뿌리 지지 조직들도 2007년부터 SNS 영향력을 확장하기 위해 힘써왔다. 인터넷 회원이 6만여 명인 ‘박사모’는 15일 전국 정기모임을 열어 선거전략을 논의했다. 정광용 박사모 회장은 “이젠 오프라인 운동보다 SNS가 선거운동의 가장 큰 도구”라며 “SNS팀을 만들기 위해 수차례 전국을 다녀 좌파보다 훨씬 강력한 무기를 갖게 됐다”고 주장했다.

보수와 진보를 막론하고 캠프마다 뉴 캠페인에 적극적인 것은 선거판에서 SNS와 뉴미디어의 위력이 커졌기 때문이다. SNS는 2010년 지방선거와 올해 총선에서 2040 세대의 투표율을 올리고 이슈를 빠르게 확산시켰다. 4·11 총선 때 서울 지역의 20대 투표율은 64.1%에 달했다. 예년 총선이나 전국 평균보다 훨씬 높은 수치인데, “서울에 SNS 이용자가 많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게다가 대선에선 모든 국민이 공유하는 큰 이슈가 쟁점이 된다. 지역별 이슈로 싸우는 총선이나 지방선거보다 SNS의 역할 공간은 더 커진다.

스마트폰이 널리 보급된 것도 새로운 선거 캠페인이 확산되는 계기가 됐다. 스마트폰에 힘입어 SNS는 2040세대뿐 아니라 5060세대로 확산된다. 법적 장벽도 사라졌다. 지난해 12월 헌법재판소는 “SNS선거운동 금지는 위헌”이라고 결정했다.

SNS 이용자의 연령·정치 편향은 한계
하지만 뉴미디어로 몰려가는 선거 캠페인의 변화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선거판이 파격과 유머 경쟁으로 밀려갈 수 있다는 점에서다. 서울대 사회학과 장덕진 교수는 “오프라인 정치가 SNS의 정치적 에너지를 흡수할 필요는 있지만 어차피 SNS 이용자 집단이 연령과 정치 편향을 갖고 있음을 잊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단순한 홍보보다 “SNS 사용자 집단이 공감할 수 있는 정책과 비전을 갖고 소통하는 게 효과가 크다”고도 했다.

SNS의 정보 유통 속도가 빠른 만큼 선거전이 본격화되면 근거 없는 정보나 흑색선전이 난무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출마 선언을 하지도 않은 안철수 서울대 교수 측은 안 교수의 측근인 금태섭 변호사가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네거티브 대응용으로 ‘진실의 친구들’이란 페이지를 만들었다.

소셜미디어 전략연구소 배운철 대표는 “SNS상에서 실수하거나 거짓 정보를 전달하다 들통나면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력이 걷잡을 수 없이 확대돼 부메랑이 될 수 있다”며 “SNS상에선 진정성 있는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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