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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 열광' 日20대 "MB 독도 방문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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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에 대해 일본인들의 절반가량은 “한국에 대한 감정에 변화가 없다”는 응답을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마이니치(每日)신문이 지난 주말(11~12일) 일본의 전국 성인 남녀 163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긴급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50%는 “(한국에 대한) 감정이 나빠졌다”고 답한 반면 44%는 “변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숫자상으로는 “감정이 나빠졌다”고 답한 비율이 약간 높지만,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이 일본에서 대대적으로 보도되고 겐바 고이치로(玄葉光一郞) 외상이 “국제사법재판소에의 제소를 검토한다”며 강경 입장을 천명한 시기에 이뤄진 조사임을 감안하면 상당히 의미 있는 결과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기미야 다다시(木宮正史) 도쿄대 교수는 “정치 행위에 따라 상대국에 따른 국민 감정이 크게 요동치는 일·중 관계와는 달리 일본인들이 느끼는 한국에 대한 친근감은 안정돼 있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조사 결과 20대는 “감정이 나빠졌다”고 답한 이가 25%에 불과했다. “변하지 않았다”고 응답한 이가 세 배에 가까운 72%에 달했다. 기미야 교수는 “일본의 젊은이들은 다케시마(竹島·독도의 일본명)가 어디에 있는지, 뭐가 문제가 되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여기에 K팝으로 대표되는 한국 대중문화에 대한 친근감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 결과 연령이 높을수록 한국에 대한 감정의 골이 깊어졌고(30대 38%, 50대 53%, 70대 이상 60%), 남성(55%)이 여성(47%)보다 부정적으로 반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 외무성의 한 관계자는 “한국 대통령의 독도 방문은 용납하기 어렵다는 데는 대부분이 동의하지만 실제 강경 대응하는 데 반대하는 목소리도 많은 게 사실”이라며 “이미 한국과 인적·물적, 그리고 경제적·문화적으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돼버렸다는 사실을 새삼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의 강경 대응에도 불구하고 한국을 찾는 관광객의 추이에도 별다른 움직임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관광공사 도쿄지사의 유성호 차장은 “JTB·HIS 등 일본의 주요 여행사, 일본인을 대상으로 하는 한국 여행사를 두루 점검한 결과 한국 여행을 취소하거나 보류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12일 오후 한 위성방송 채널에서 중계한 ‘동방신기’ 콘서트 프로그램에는 그 어느 때보다 열광적인 관심과 문의가 쏟아졌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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