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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들도 취재 온 싸이 콘서트, 관객 몰리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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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오빤 강남스타일~ 오빤 강남스타일~”

 11일 오후 8시 가수 싸이(본명 박재상·35)의 ‘썸머스탠드 훨씬 더(the) 흠뻑쇼’가 열린 서울 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 약 세시간 반 동안 이곳에선 ‘열광의 도가니’가 펼쳐졌다.

 공연 말미, 가수 싸이가 ‘강남스타일’을 부르기 시작하자 3만여 관객이 일제히 말춤을 추기 시작했다. “섹시 레이디” “사나이” “여자” 등 포인트 가사를 합창하는 모습 또한 진풍경이었다.

 이날 싸이의 공연은 최근 국내외에서 신드롬을 일으킨 ‘강남스타일’의 효과가 톡톡히 반영된 현장이었다. 애초 예상을 훨씬 웃돈 관객들이 몰려 공연기획사는 공연장 뒷 편 축구 골대를 뜯어내야 했다. 미국 CNN, 영국 로이터통신, 프랑스 오채널 등 외국 10여개 매체 취재진도 눈에 띄었다.

 싸이는 “내 공연은 10대부터 50대까지 함께 즐긴다”며 자랑스러워했다. 인터파크에 따르면 이번 공연은 20대(48.1%)·30대(39%) 관객이 가장 많았지만, 10대·40대·50대 예매율도 12.9%였다. ‘흠뻑쇼’라는 타이틀에 맞게 공연 중간중간 무대와 객석 곳곳에 설치된 스프링쿨러, 제설기에서 시원한 물줄기가 쏟아졌다. 기획사가 나눠준 파란 우비를 입은 관객들은 물을 흠뻑 맞으며 즐거워했다.

 싸이는 이날 3만 관객에 사비를 들여 산 6집 CD를 나눠줬다. 관객들은 싸이의 요청으로 ‘낙원’ 무대 때 일제히 CD를 머리 위로 올려 흔드는 퍼포먼스를 연출했다. 이에 울컥해 노래를 잇지 못한 싸이는 “해외 매체에 한마디 하겠습니다. 디스 이즈 코리아”라고 외쳤다. 또 관객에게 “여러분이 행복해하는 걸 보는 게 행복해서 (가수는) 천직이라고 생각한다. 난 ‘광(狂)대’이고 여러분은 ‘광(狂)객’”이라고 했다.

 걸그룹 씨스타를 따라한 ‘싸스타’, 팝스타 레이디가가를 패러디한 ‘레이디싸싸’는 싸이의 ‘B급 유머’를 유감없이 발휘한 무대였다. 팝송 ‘마이 웨이’를 부를 땐 12년간의 ‘굴곡진’ 가수 생활을 되돌아보는 듯 진지해졌고, 윤복희의 ‘여러분’을 부르며 관객에 고마움을 전달했다.

 침착한 위기 대응도 돋보였다. 공연 중반 무대 위에 설치된 조명 부근 한 장치에 불이 나 공연이 10분간 중단된 것. 싸이는 “여러분의 열기 때문에 불이 난 것 같다”며 관객을 안정시켰다. 12년간 ‘B급 정서’란 한 우물만 파온 싸이, 하지만 이날 공연은 확실한 A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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