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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MF 금리 속등에 편입 채권값 하락

중앙일보

입력

머니마켓펀드(MMF)의 '불패 신화' 에 금이 가고 있다.

투자신탁 회사들은 "MMF에 단 하루만 맡겨도 연 6% 이상의 수익률을 보장한다. 원금을 까먹는 일은 없다" 며 고객들을 유치해 왔다.

이에 힘입어 지난해 말 잔액이 26조7천억원이었던 MMF는 지난 3월 수신액이 한때 45조원까지 껑충 뛰어올랐다.

불과 3개월 만에 20조원에 가까운 시중자금을 싹쓸이할 만큼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지난주 금리가 급등하자 MMF에 편입된 채권의 가격이 떨어졌고, 급기야 일부 대형 펀드는 시가(실제 가치)와 장부가의 차이(괴리율)가 0.5% 이상 벌어지기도 했다.

시가와 장부가의 차이가 0.5%선을 웃돌면 투신사는 시가평가를 할 수 있고 1% 이상 벌어지면 무조건 시가로 MMF를 평가해야 한다. 이때 펀드 가입자는 괴리율만큼 손해를 보게 된다.

교보투신운용은 지난달 27일 ▶교보클린MMF E-1▶교보신종MMF E-4▶교보신종MMF J-2▶교보신종MMF G-2 등 4개 펀드를 한꺼번에 시가 적용했다.

주간 수익률이 마이너스 0.5% 이상을 기록하면서 괴리율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지난달 26일 국민투신운용은 국은빅맨신종MMF1의 괴리율이 0.72%를 기록하자 투신사 중 처음으로 시가 적용을 했다.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자 일반인들도 환매 여부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발빠른 투자자들은 일찌감치 환매를 요구해 MMF 잔액은 지난달 26일 35조원대로 줄어들었다.

환매 사태가 거세지면서 24일부터 나흘 동안 무려 6조원의 뭉칫돈이 빠져나갔을 정도다. 그러나 채권 전문가들은 지난달 30일부터 금리가 안정세를 보인 만큼 일단 관망할 것을 권했다.

◇ 이미 시가 적용을 받았으면 그대로 둬라〓시가 적용을 받기 전에는 해당 펀드에서 돈을 빼내는 것이 유리하다.

그렇지만 시가 적용을 받은 뒤라면 굳이 손해를 본 상태에서 돈을 인출할 필요가 없다.

물론 금리가 추가로 크게 오른다면 상황이 다르지만 그렇지 않으면 원금을 회복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좋다.

특히 클린펀드는 가입한 뒤 1개월 안에 해지하면 환매수수료(수익금 70%)까지 물어야 한다.

◇ 괴리율이 0.5% 이상이면 환매가 유리하다〓시가와 장부가의 차이가 0.5% 이상 되면 발빠른 기관투자가들은 손실을 피하기 위해 시가 적용에 앞서 환매에 나선다.

이렇게 되면 투신사는 어쩔 수 없이 MMF에 편입된 채권을 팔게 되고, 이로 인해 채권값 하락→금리 상승→괴리율 확대→잔류 고객 피해라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괴리율은 투신사 창구에 문의하면 알 수 있다.

◇ 대형 펀드가 그래도 안전하다〓소형 펀드는 약간의 환매에도 펀드 전체가 휘청거리게 된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1천억~2천억원의 대형 펀드가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말한다.

◇ 지금이 신규 가입 적기인가〓제일투신운용은 최근의 금리 급등세로 채권 값이 싸진 만큼 지금 MMF에 가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채권값이 쌀 때 가입해 비쌀 때 팔고 나오면 이익을 볼 수 있다는 것.

제일투신 한재영 차장은 "요즘 기관투자가들에 MMF의 신규 가입을 권유하고 있다" 고 전했다. 그러나 MMF에 신규 가입하려는 고객은 반드시 창구 직원에게 신규로 설정된 MMF인지를 확인해야 한다.

창구 직원이 괴리율이 벌어진 기존 펀드를 권유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희성.나현철 기자 budd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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