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칼럼] 몸 중심 무너뜨리는 척추측만증 … 교정 수술 하면 키 2~8㎝ 커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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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여자 프로골퍼 스테이시 루이스는 장애를 극복한 선수로 유명하다. 열한 살 때 척추 뼈가 휘는 척추측만증 진단을 받아 척추에 티타늄 고정물과 5개의 나사를 삽입하는 대수술을 받았기 때문이다.

 ‘철녀’라는 별명을 가진 루이스가 앓은 척추측만증은 척추가 옆으로 휘는 질환을 말한다. 척추가 옆으로 휘는 것은 단순히 이차원적 문제가 아닌 회전을 동반한 삼차원적 문제로 척추뿐 아니라 골반·하지·날개뼈·상지·얼굴·발까지 신체 모두가 틀어지는 질환이다. 신체 일부분에 국한된 치료법으로는 효과를 보기 어려운 질병이다.

 척추측만증의 원인은 다양하다. 태아 때부터 척추 생성에 이상이 생겨 발생하는 선천성 척추측만증이 있고, 중추 신경계나 신경학적 이상으로 생기는 신경 근육성 척추측만증, 신경 섬유종에 의한 척추측만증, 여러 가지 증후군에 동반된 척추측만증 등이 있다.

 신경섬유종으로 인한 척추측만증은 피부에 커피색 반점을 동반하며 척추 뼈의 유골 근종 혹은 골모세포종이라는 양성 종양으로 인한 측만증이 있을 때는 통증이 수반되는데 특히 밤에 심하다. 선천성 척추측만증은 신체의 다른 장기에 기형을 잘 동반하며, 흔히 비뇨기적 기형(20~40%), 심장 기형(10~20%), 척추 신경 이상(10~40%)을 가질 수 있다. 이런 동반 기형에 대해서도 MRI, 초음파 검사, 신장검사 등 면밀한 검사가 필요하다.

 이외에 원인을 정확히 알 수 없는 특발성 척추측만증이 있는데, 많은 척추측만증 환자가 특발성 척추측만증을 앓고 있다. 대부분의 척추측만증 환자들은 아프지 않기 때문에 발견이 늦어질 수 있다. 척추측만증은 척추가 옆으로 휘어지는 병이지만 동시에 머리와 골반에 대해 척추의 회전 변형이 동반된다.

 머리와 골반은 정면을 보고 있는데 척추는 비스듬히 옆을 보는 모양이 되고 그 결과 한쪽 등이 튀어나오고 여성에서는 유방의 크기가 달라져 보이게 된다. 그 외에도 어깨의 높이가 달라지고, 허리 곡선이 양쪽을 비교하면 비대칭적으로 보여 한쪽은 잘록하고 다른 한쪽은 밋밋해진다.

 또 측만이 심하면 허리를 잘 숙이지 못하게 되고 척추의 유연성이 감소한다. 척추가 휘어져서 발생하는 증상 자체도 중요하지만 환자 자신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가도 중요한 문제다. 정서적으로 민감한 청소년기에 외형적인 이상은 자신의 이미지에 대한 손상으로 정신적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다.

 척추측만증이 있으면 키가 작은 경우가 많은데 이는 척추가 옆으로 휘어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척추측만증 교정 수술 후에 수술 전에 비해 신장이 2~8㎝정도 커진다. 때로는 척추 주위 근육의 불균형으로 가벼운 통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어릴 때부터 척추측만증이 진행되면 흉곽의 발달에 이상이 생겨 폐기능과 심장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척추측만증의 정확한 예방방법에 대한 전문 내용은 아직 없다. 유전이 아닌 생활적인 면에서 기인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운동과 생활습관 개선 등으로 예방할 수 있다.

 학생들의 경우 의자에 올바른 자세로 앉고, 같은 자세로 오랜 시간 공부하는 건 피해야 한다. 만일 1시간 동안 같은 자세로 앉아 있었다면 10분 정도는 허리와 전신 스트레칭을 해주는 게 좋다. 또 허리에 무리를 주는 운동은 자제하고 요통(허리통증)을 느낄 경우 바로 병원에서 전문의에게 진단을 받아야 한다. 초기 진단만이 시간과 금전적인 부분을 절약할 수 있고, 치료와 회복에도 좋다. 

전중선 한사랑아산병원 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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