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런던] 손연재, 산뜻한 출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5면

손연재의 후프 연기 손연재가 9일(한국시간) 런던 웸블리 아레나에서 열린 리듬체조 개인종합 예선 경기에서 후프 연기를 펼치고 있다. 손연재는 예선 첫날 후프와 볼에서 총점 55.900으로 4위에 올랐다. 손연재는 10명이 겨루는 결선 진출이 1차 목표다.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합계 28.075점. 손연재(18·세종고)의 점수가 발표되자 런던 웸블리 아레나 관중석에서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중간순위이긴 했지만 ‘SON YEON JAE’라는 이름이 전광판 맨 위에 올라갔다. 관중석 한편에서 손연재를 응원했던 한국 대표팀 임원들과 영국 교민들의 함성이 더 커졌다.

 손연재가 런던 올림픽 결선에 오를 가능성이 커졌다. 손연재는 9일(한국시간) 열린 리듬체조 예선 첫날 2경기(후프·볼)에서 총점 55.900점을 받았다. 전체 출전선수 24명 중 4위다. 10일 예선 둘째 날 곤봉과 리본에서 큰 실수만 하지 않는다면 10명이 겨루는 결선 진출은 무난할 전망이다. 한국 리듬체조 사상 올림픽 결선에 오른 선수는 아무도 없었다.

 경기를 마친 뒤 손연재는 “생각보다 점수와 순위가 잘 나와서 나도 조금 놀랐다”며 “그러나 내게 중요한 것은 결선 진출이다. 내일도 집중해 결선에 오르는 것만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출발이 좋았다. 예선 1경기에서 손연재는 차이콥스키의 호두까기인형에 맞춰 후프 연기를 선보였다. 우아한 음악에 맞춰 손연재는 음표처럼 움직였다. 관중은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연기에 빠져들었다. 심사위원 평가도 좋았다. 난도 9.500점, 예술 9.350점, 실행 9.225점을 받았다. 합계 28.075점으로 후프 개인 최고점(종전 28.050)을 받은 손연재는 중간순위 선두에 올랐다. 손연재는 점수가 발표된 후 믿기지 않는다는 듯 환한 웃음을 터뜨리며 손을 흔들었다.

 1경기에서 손연재를 이긴 선수는 금메달 후보 둘뿐이었다. 세계랭킹 1위 다리야 드미트리예바(러시아)가 28.800점을 기록했고 금메달 유력 후보 예브게니야 카나예바(러시아)는 후프에서 큰 실수를 두 번이나 저질렀지만 28.100점을 받아 손연재를 앞섰다.

 1경기를 3위로 마친 손연재는 2경기에선 볼 연기를 펼쳤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정확하고 안정적인 연기로 점수를 쌓았다. 28점대 득점이 기대됐지만 막판 등 뒤로 공을 잡는 동작에서 실수했다. 천만다행으로 볼이 멀리 구르지 않아 손연재는 재빨리 잡아 연기를 마무리했다. 27.825점. 합계 55.900점은 이날 전체 4위였다. 손연재와 함께 10위권에서 경쟁하는 후보들도 저마다 크고 작은 실수를 했기 때문이다.

 손연재는 “첫 올림픽 출전이어서 많이 떨렸다. 결선에 오르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에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 이제 곧바로 훈련을 하러 가야 한다”며 환한 미소를 남기고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을 빠져나갔다.

  런던=김식 기자

관련기사

▶여자 핸드볼, 노르웨이에 패해 결승 진출 실패
▶여자배구, 미국에 아쉬운 패배…동메달 도전
▶'아빠 복서' 한순철, 복싱 24년 만에 금메달 도전
▶'번개' 볼트, 200m 금메달…사상최초 2연패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