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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저점신호 아직 안보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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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가 최악의 상황을 점차 벗어나고 있다는 인식의 확산에도 불구하고 경기저점을 입증할 수 있는 신호는 여전히 나타나지 않아 향후 경기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27일 LG경제연구원이 발표한 하반기 경기상승 가능성 점검 분석보고서에 따르면지난해 1월과 8월을 각각 경기정점으로 설정하고 계량경제분석을 통해 경기저점 도달가능성을 측정한 결과 현재가 경기저점일 확률은 1월 정점시 5.6%, 8월 정점시 5.1%에 불과했다.

또 한국의 경기사이클상 통상 4개월내 경기저점이 도래할 확률 역시 1월 정점시34.2%, 8월 정점시 3.3%에 불과한 것으로 분석됐다.

일반적으로 이같은 확률이 90%선을 넘어야 현재가 경기저점이거나 가까운 미래에 경기저점에 도달하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한국은행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3월 8대 도시 신설법인수가 3천647개로 지난해 6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8대 도시 어음부도율 역시 지난해 11월 0.63%에서 0.34%로 낮아지는 등 최근 경기가 회복세에 들어섰다는 긍정적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대외여건면에서도 국제유가가 하향안정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우리 수출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실질실효환율 역시 지난해 10월에 비해 12.4%나 절하돼 역시 경기회복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LG연구원의 이같은 전망은 다소이례적인 것이다.

LG경제연구원은 경기회복전망이 아직 어려운 이유로 서서히 살아나는 소비심리와 달리 투자와 생산 등 실물지표가 여전히 어렵다는 점을 꼽았다.

LG경제연구원은 투자면에서 최근 극심한 불경기를 겪은 기업들이 현금흐름범위내에서 투자를 한정하려는 경향으로 인해 이른바 ‘대차대조표 불황’(Balance sheet Recession)의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또 소비심리가 다소 살아난다해도 지난 99년12월부터 시작된 출하증가율감소와재고증가율 상승세가 지속돼 지난 2월에도 여전히 재고누증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있다고 연구원은 분석했다.

이와 함께 단일품목으로 우리 수출의 15.1%를 차지하고 있는 반도체가의 회복이이뤄지고 있지 못한 점, 지난 98년 대량발행돼 오는 4.4분기에만 만기도래액이 27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회사채 상환부담 등도 경기회복에 난관이 되고 있다고 LG경제연구원은 강조했다.

LG경제연구원의 송태정 연구원은 “정확한 판단을 위해서는 2∼3개월간 추가관찰이 필요하나 현재 거시경제여건상 경기가 더 나빠질 가능성도 적은 만큼 구조조정의 성공적 마무리와 거시경제여건의 지속적 개선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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