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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수용 명주·목화 솜 이불 가짜 판친다

중앙일보

입력

혼수용으로 많이 쓰이는 명주, 목화솜 이불과 요 가운데 상당수가 값싼 화학 솜의 저급 제품인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소비자보호원은 최근 서울 등 7대 도시 대형 재래시장에서 혼수용으로 판매되는 명주 솜 이불 14종과 목화솜 요 14종에 대해 혼용율을 조사한 결과 명주솜 이불의 64.3%(9종), 목화솜 요의 92.9%(13종)가 폴리에스테르, 레이온 등 값싼 화학솜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26일 밝혔다.

소보원에 따르면 대전광역시 D상회는 일부 제품에 100% 폴리에스테르솜을 사용하고도 명주솜 이불로 판매했으며, 적발된 업체 대부분이 적게는 30%에서 많게는 90%까지 명주솜 대신 화학솜을 사용했다.

특히 목화솜 요의 경우 100% 목화솜을 사용한 제품은 1종에 불과했으며 나머지는 10-79%까지 폴리에스테르솜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물가협회에 따르면 이부자리 솜 도매 가격은 업소별로 다소 차이가 있지만 품질에 따라 명주 솜은 kg당 2만-2만6천원선에, 목화솜은 3천200-4천800원선에 각각 거래되고 있다. 반면 합성솜은 2천500-3천200원의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이에 따라 고급 함성솜을 고급 명주솜으로 속여 판매할 경우 8배 가량의 부당이득이 생기며, 고급 함성 솜을 고급 목화솜으로 팔 경우에는 1.5배의 이득이 생기는 셈이다.

지난해 소보원에는 이불솜 소재와 관련해 전년대비 1.5배 증가한 176건의 상담이 접수되기도 했다.

소보원은 일반 소비자가 육안으로 솜의 소재를 구분하기는 거의 불가능하지만 솜을 태워보는 방법으로 종류를 확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소보원 조흥국 섬유시험팀장은 "비윤리적인 상거래가 계속되는 한 소비자 피해를 막을 방법이 거의 없다"며 "관리 감독의 사각 지대였던 재래시장에 대해서도 정부와 소비자단체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광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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