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 김정은 경례하자 '키득'…통제불능 그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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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28) 국방위 제1위원장의 여동생 여정(23)의 행동이 대북정보 전문가들 사이에서 화제다. 여정은 지난해 12월 김정일 사망 때 검은 상복 차림으로 연신 눈물을 훔치며 오빠 뒤에서 조문객을 맞았다. 8개월 만에 다시 나타난 그녀는 활기찬 모습으로 변했다. 북한 조선중앙TV가 최근 공개한 김정은 동영상에서 그런 모습이 포착됐다.

 지난달 25일 평양 능라인민유원지 개관식에서 여정은 행사장에 도착하는 김정은·이설주(23) 부부를 박수로 환영하는 고위 간부들과 달리 화단 위에 홀로 서서 물끄러미 지켜보기만 했다. 고모 김경희(66·당 비서)와 고모부 장성택(66·국방위 부위원장)도 줄을 맞춰 부동자세를 취했지만, 여정은 따로 움직였다. 김정은이 간부들과 악수할 때 여정은 화단을 넘어 뜀박질하듯 아스팔트 광장을 가로질렀다. 오빠가 꽃다발을 받고 거수경례를 하자 재미있다는 듯 함박웃음을 터뜨리며 손뼉을 쳤다. 대북 정보 관계자는 6일 “의전·경호상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데도 누구도 막지 못한다는 게 주목거리”라며 “김정일의 혈통이자 김정은의 친동생이란 점이 보이지 않는 힘을 실어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경희가 김정일의 마지막 부인으로 알려진 김옥(48)과 얘기하며 유원지를 둘러볼 때 여정이 함께 어울리는 장면도 있다. 군복 차림의 고위 간부와 대화하며 웃는 장면도 나왔다. 하지만 오빠 김정은이나 동갑내기 올케인 이설주와 함께한 모습은 없었다. 북한 당국은 여정이 부각되지 않게 영상을 편집했지만, 워낙 부산하게 움직이는 그녀의 동선 노출을 다 막진 못했다.

 김정일과 북송 재일동포 출신 무용수 고영희(2004년 5월 사망) 사이에 태어난 여정은 친오빠 정철(31)·정은과 함께 어릴 때 스위스 베른의 국제학교에서 유학했다.

 한편 일본 아사히(朝日)신문은 6일 “부인인 이설주와 팔짱을 끼고 미키마우스 차림의 사람들이 춤을 추는 등 이제껏 북한에서 상상하기 힘들었던 ‘새 바람’은 여정의 작품”이라고 보도했다. 또 “여정은 조선노동당의 제1과장으로 취임해 김정은과 관련된 행사를 주관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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