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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진실 해부…"드라마 속 멋진 그 집이 미분양단지라고?"

조인스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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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주기자]

드라마를 보다보면 한번쯤 이런 생각이 든다. ‘저 집 멋있다. 살아보고 싶다. 어딜까?’


인형같은 외모의 연예인들이 우아하게 차 마시고 식사하고 잠자는 집은 부러움의 대상이 되게 마련이다.

그런데 드라마 속 멋진 집이 정말 멋지기만 할까?

최근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SBS 드라마 ‘신사의 품격’. 드라마 인기와 함께 주인공 장동건과 김민종의 집이 화제다. 촬영장소의 30% 정도가 이들이 사는 집으로 나오는 경기도 고양시 식사동 위시티 일산자이다.


단지 내 수경공간을 배경으로 주인공들이 차 마시고 이야기를 나눈다. 형형색색의 조명이 설치된 분수가 돋보이는 야경은 주인공들의 인형같은 외모 만큼이나 아름다워 보인다.

그런데 이렇게 아름다운 집이 준공한지 2년이 지나도록 주인을 찾지 못해 골치를 앓고 있는 미분양 단지라는 것을 아는 이들은 많지 않다.

GS건설이 지은 이 아파트는 108~238㎡(이하 전용면적) 4638가구로 이뤄진 대단지다. 2010년 9월 입주가 시작됐지만 2년이 지나도록 30% 이상 비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이 단지는 미분양 해소를 위해 다양한 혜택을 내걸고 있다. 애프터리빙 계약제(계약금을 입주 3개월 안에 낼 수 있음), 중도금 50% 이자 대납(입주 후 3년), 잔금 30% 납부 유예(입주 후 3년간) 등이다.

최근에는 계약금(분양가 30%)만 내고 2년간 살다가 계약을 하지 않아도 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을 “오랜 시간 비어 있는 상태가 지속되면 단지 이미지가 더 안 좋아지고 미분양을 해소하기도 어려워 금융 손실을 감안하더라도 입주율을 높이는데 매달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분양되자 돈내고 광고… 충동구매 조심해야

연예인들이 가상으로 부부가 되어 결혼생활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인 MBC의 ‘우리 결혼했어요’에는 일산 위시티 블루밍(116~196㎡ 2350가구)이 나온다.

김원준과 박소현 커플이 신혼집으로 고른 이 아파트도 입주 2년이 지나도록 입주율이 50%선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단지도 미분양 해소를 위해 입주 2년 후 시세가 분양가보다 떨어지면 떨어지만큼 보존해 준다는 환매조건부를 내걸었지만 좀처럼 팔리지 않고 있다.

아파트뿐 아니라 상가도 등장한다. 출연자들이 정해진 주제를 따라 쫓고 쫓기는 과정을 담은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인 SBS ‘런닝맨’에는 포스코건설이 지은 인천 송도국제도시의 쇼핑몰 커낼워크가 등장했다.

이곳은 740m의 인공수로를 따라 340여 개 점포가 모여 있는 쇼핑몰이다. 2009년 말 완공했지만 입점율은 50% 미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2010년 말 반영한 드라마인 SBS ‘스타일’과 ‘검사 프린세스’에는 경기도 용인시 동백 라폴리움 용인시 보정동 죽전 힐스테이트가 여자 주인공의 집으로 등장했다.

이들 타운하우스도 2009년 입주가 시작됐지만 아직까지 주인을 찾지 못한 집이 많아 분양가의 30% 이상 몸값이 낮아졌다.

드라마나 영화에 이런 장소가 등장하는 것은 대부분 PPL(Product Placement) 덕분이다. 일종의 간접광고인 PPL은 드라마 등에 특정 상품을 노출해 자연스레 홍보하는 광고마케팅이다. 신문이나 TV 광고처럼 광고비를 내고 홍보를 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막연히 화면 속의 멋있는 모습에 동요돼 섣불리 구매하지 말아야 한다"며 "특히 아파트는 왜 미분양으로 남아있는지 이유를 충분히 파악하고 의사 결정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 SBS 드라마 '신사의 품격'의 한 장면. 장동건이 걷고 있는 곳은 경기도 고양시 식사동 위시티 일산자이 단지 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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