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용병 3인시대…속앓이도 그만큼 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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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병 3인 시대를 맞은 프로야구 8개 구단은 커진 외국인 선수의 비중만큼이나 마음고생도 늘었다.

용병 3명이 모두 알짜 활약을 펼치고 있는 구단은 돌풍을 이어가고 있는 SK 정도이고 나머지는 모두 기대에 못미치는 성적을 내는 용병들 때문에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가장 큰 곤욕을 치르고 있는 구단은 국내 선수들의 투혼에 힘입어 공동 선두로 나선 한화. 호쾌한 타격에 비해 상대적으로 마운드가 약한 한화는 부족한 선발 요원의 한자리를 책임질 것으로 기대했던 에반스가 방어율 13.50에 1패만을 기록하자 23일 퇴출을 결정했다.

여기에 마무리투수 누네스 또한 사적인 일로 구단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지난 16일 돌연 출국, 물의를 빚어 언제 또 다시 돌출 행동으로 말썽을 부릴지 안심할 수 없는 처지다.

삼성은 마무리 투수 리베라와 마르티네스가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지만 토레스가 문제다.

전지훈련에서 150㎞를 웃도는 강속구로 코칭스태프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토레스는 팔꿈치 부상으로 마운드에 아직까지 한번도 오르지 못하다 21일에야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삼성은 이달 말까지 기회를 준 뒤 퇴출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

LG, 두산, 현대, 해태는 지난 시즌의 활약을 믿고 재계약한 용병들이 발등을 찍은 케이스.

지난 시즌 17승을 거둔 LG의 에이스 해리거는 국내 타자들에게 볼배합 등이 노출되면서 1승3패에 머물고 있고 두산의 파머 역시 1승2패에 방어율 9.00을 기록, 퇴출의 문턱에 가까워졌다는 소문마저 나돌고 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MVP(최우수선수) 퀸란(현대)은 0.207의 빈타에 가공할 홈런포도 위력을 잃어 홈런 2개만을 기록하고 있고 해태가 호타준족의 기대를 걸고 재계약한 타바레스도 그저그런 타율(0.271)에 도루는 3개에 머물고 있다.

해태는 거포부재의 고민을 덜어줄 구세주로 데려온 산토스도 파워가 기대에 못미쳐 퇴출을 고심하고 있는 상황이고 롯데도 얀의 들쭉날쭉한 방망이 때문에 매 경기 헷갈리고 있다.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용병들의 운명은 각 구단의 순위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5월로 접어들면 판가름날 전망이다.(서울=연합뉴스) 이정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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