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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A] 강해진 박세리, 한시즌 최다승 목표

중앙일보

입력

코치, 캐디, 그리고 스윙폼을 바꾸면서 더 강해진 박세리(24.아스트라)가 한시즌 최다승 경신과 시즌 상금 100만달러 돌파 등 두가지목표를 향해 질주하고 있다.

올해 박세리는 기복이 심했던 지난 3년간과 달리 안정된 플레이가 돋보이는데다 타고난 체력과 강인한 승부 근성이 더해져 독주 체제를 열어가고 있는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을 저지할 유일한 후보로 떠올랐다.

시즌 2승을 거둔 박세리는 다승 부문과 시즌 최우수선수 포인트, 상금랭킹에서각각 소렌스탐에 이어 2위에 올라 메이저대회 2승을 포함, 4승으로 돌풍을 일으켰던98년에 이어 LPGA 무대에 코리언 태풍을 선도하고 있다.

날씨가 무더워지는 여름에 접어들어야 컨디션을 되찾곤 하던 박세리가 시즌 초반부터 2승을 따내자 박세리가 종전 한시즌 최다승인 4승 벽을 가뿐히 넘어설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상금도 이미 40만달러를 넘어섬으로써 99년 불과 4만여달러가 모자라 이루지 못한 100만달러 돌파도 이제 가시권에 들어왔다.

지난해 1승도 거두지 못했던 박세리는 지난 겨울 동안 데뷔 첫해 자신을 지도했던 톰 크리비를 전담 코치로 맞아들여 특유의 '콤팩트 스윙'을 완성하는데 전념했다.

크리비는 박세리가 처음 미국에 건너가 몸담았던 데이비드 리드베터 골프아카데미에서 리드베터의 보좌 코치로 일하면서 박세리를 틈틈이 돌봐줬던 옛 스승.

리드베터와 결별했던 박세리는 크리비 역시 리드베터 문하에서 떠나 독립하자아직 미완인 스윙 완성을 그에게 맡겨 올 봄부터 드라이브샷과 아이언샷의 정확도를획기적으로 향상시켰다.

박세리는 지난해 69.1%이던 드라이브샷 정확도가 75.4%로 크게 높아졌고 그린적중률 역시 69.1%에서 73.6%로 나아졌다.

퍼팅도 라운드당 30.45개로 LPGA 전체 선수 가운데 126위에 불과했으나 올해는 29.8개로 낮아지며 44위로 올라섰다.

또 박세리는 오랫동안 소렌스탐의 백을 메던 베테랑 캐디 콜린 칸과 새로 호흡을 맞추며 경기 운영을 한결 업그레이드시켰다.

칸은 단순히 백을 들어주는 심부름꾼 역할이 아닌 코스 공략과 그린의 굴곡을 정확하게 파악할 능력을 갖춘 수준급 골퍼여서 박세리의 우승 행진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그러나 박세리의 가장 큰 강점은 역시 타고난 체력과 담력. 5개 대회 연속 우승을 노리던 소렌스탐은 이번 대회에서 잇따른 대회 출전으로인한 피로감을 이기지 못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반면 박세리는 대회 막판에 가서도 여전한 장타를 날리며 후반 역전을 이끌어낼만큼 튼튼한 체력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고층아파트 계단을 뛰어서 오르내리며 닦은 박세리의 강인한 체력은 투어 중반을 넘어서면서 더욱 빛을 발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돌부처'라는 별명이 붙을만큼 승부처에 강한 박세리의 담력과 뚝심은 '정신력이 90%'라는 골프의 특성상 매우 큰 힘이 되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도 박세리는 퍼팅이 안돼 한때 로라 디아스와 미셸 레드먼에게 1타 뒤진 3위까지 떨어졌지만 내색하지 않고 차분하게 경기를 풀어나가면서 찬스를기다리는 성숙한 모습을 보였다.

결국 한번도 우승을 경험하지 못한 디아스가 마지막 홀에서 실수를 저지르며 스스로 무너져 내린 것도 흔들리지 않고 따라붙는 박세리의 뚝심에 질린 탓.

아직 정상권으로 보기에는 어려운 퍼팅만 좀 더 갈고 닦으면 박세리는 소렌스탐에 맞설 수 있는 최정상급 선수가 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분석은 이 때문에 나오는셈이다.(서울=연합뉴스) 권 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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