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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출자전환, 투자자피해는 없나

중앙일보

입력

"이번에는 정말 안전한가요. "

23일 오전 서울 강남의 A투자신탁증권 지점에는 현대건설 회사채가 포함된 펀드에 가입한 투자자들의 문의 전화가 심심찮게 걸려왔다. 현대건설 출자전환 기준 마련을 놓고 채권단과 투신사들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가운데 투자자들의 관심은 한결같이 "과거 대우사태 때와 같이 원금손실을 볼 가능성이 없느냐" 는 것.

◇ 현대건설 회사채 어디에 포함됐나 = 현재 18개 투신운용사가 보유하고 있는 현대건설 회사채 규모는 총 5천4백억원 규모. 대한.한국.조흥.주은 투신운용의 편입 비중이 비교적 높은 편이다. 펀드별로는 각 투신사의 하이일드 펀드나 프라이머리 CBO펀드 등 장부가 형태의 펀드에 주로 편입됐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현대건설의 1차 부도 이후 설정된 펀드는 투신사들이 리스크를 우려해 현대건설 회사채 편입을 꺼렸기 때문에 별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주식형 펀드에도 현대건설 회사채는 거의 편입되지 않았기 때문에 현대건설 문제로 인한 영향은 거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 투자자 피해 가능성은 없나 = 문제는 지난해 현대사태 이전 해당 펀드에 가입한 투자자들이다.

만약 투신사들이 하이일드나 프라이머리 CBO등의 펀드에 편입돼 있는 자산을 가지고 출자전환에 참여하게 되면 자산가치의 하락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경우에 따라선 대규모 환매사태가 벌어지는데 이어 고객 이탈 후유증으로 펀드 운용이 마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투신사들은 현대건설 회사채가 편입된 펀드들이 대부분 시가평가제에 따른 장부가 펀드이기 때문에 최악의 경우에도 회사가 손실을 떠안는 만큼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한다.

A투신사 관계자는 "대우사태 이후 간신히 고객의 신뢰를 만회하고 있는 중인데 또 다시 현대건설 문제에 개입하면 회사는 물론 투신권 전체의 존립기반이 흔들린다" 며 "고객의 돈을 가지고 출자전환에 참여할 수 없다는 입장은 변함이 없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우려할 필요는 없다" 고 말했다.

한편 채권단은 투신사들의 반발이 거세자 투신사들이 유상증자에 참여하거나 전환사채 (CB)
를 인수하는 방법을 권유하는 한편 보험권도 출자전환에 참여시키는 방법을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제원 기자 <newspoe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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