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전문 미디어 시대 부활한다

중앙일보

입력

2년 전쯤, 필자는 한 때 논란을 일으켰던 ''컴퓨터 잡지는 죽었는가?''라는 제목의 칼럼을 쓴 일이 있다.

그 당시, 기존의 기술 광고업체들은 좀 더 보편화된 매체로 재빨리 이동하고 있었고, 레드 헤링(Red Herring)이나 인더스트리 스탠더드(Industry Standard) 같은 신경제 잡지들은 닷컴 광고로 성적 색채가 짙은 부분들을 늘려갔다.

그리고 지디넷(ZDNet)과 시넷(CNET)과 같은 온라인 기술 사이트들은 기사 전달 속도를 더디게 하는 인쇄 및 배급 스케줄에 얽매이지 않고 하루 24시간 평론 기사를 발표할 수 있었고, PC 가격은 최고 컴퓨터 잡지들이 제공하는 복잡한 랩 테스트가 필요없을 정도까지 떨어지기 시작했다.

필자가 쓴 글에 적힌 모든 요인들이 PC가 처음 등장한 이후부터 사실상 이익을 창출했던 출판 틈새 시장에 비운을 가져다줬다.

메신저 사살하기

그 칼럼은 불행히도 출판 저널리스트들로 하여금 필자가 이기적이며 출판물에 타격을 입힌다고 비난하는 분노에 찬 e-메일을 쓰도록 만들었다(필자는 그 당시 시넷에서 일하고 있었다).

하지만 필자가 신뢰한 잡지들의 신간호들이 매번 얇아지면서, 상황은 무시할 수 없을 정도에 이르렀다. 아무도 무엇이 고통스러울 정도로 분명한 사실인지를 지적하지 못했다. 컴퓨터 잡지들은 갈수록 쇠약해졌으며 분명 어떤 조치를 취해야만 할 정도가 됐다.

그 때문에 필자는 이 대하드라마에 새로운 모티브를 던져주면서 은근히 기뻐하는 것이다. 이 이야기는 결국 해피엔딩으로 끝날 것이다. 이런 침체기에 또는 우리가 이 시기를 무엇이라 부르든 간에, 현재의 상황은 올해 말까지 지속될 것이다. 다음과 같은 사항을 고려해보자.

목표지향적 광고가 성공한다

경기가 좋고 기업들이 넉넉한 자금을 가지고 있을 때, 광고는 고급스러워지고 약간 대담해지는 경향이 있다. 기술 산업만큼 이런 현상이 두드러진 분야도 없다.

일례로 게이트웨이 같은 기업들은 상상도 못할 일을 하기 시작했다. 즉 처음부터 게이트웨이의 성공에 본질적으로 도움이 됐던 직계 잡지인 컴퓨터 쇼퍼(Computer Shopper)에서 하던 광고 캠페인을 폐지하고, 뉴스위크,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 같은 보다 보편화된 잡지와 TV를 선택했던 것이다.

심지어 필자는 시넷이 비즈니스 위크지와 뉴요커지에 광고를 낸다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느꼈던 기억이 난다. 왜 그랬을까? 그 이유는 편향적인 컴퓨터 잡지보다 보편적인 잡지에 광고를 내는 것이 좀 더 ''실제적''이라고 느껴졌기 때문이다.

기술은 보편화 추세에 있었고 기업의 자금력도 증가하고 있었으며, 그런 현상은 곧 TV와 라디오 그리고 일류 잡지에 거금이 투자된다는 의미였다. 컴퓨터 잡지의 독자들이 이미 당신의 브랜드를 알고 있는 마당에 뭐 하러 그런 잡지에 신경을 쓰겠는가?

하지만 짐작해 보라. 광고비가 넉넉하지 않을 경우 당신은 어디에 돈을 투자하고 싶은가? 고객확보 비용을 증가시킬 수 있는 값비싼 전국민적 잡지에 투자하겠는가, 아니면 컴퓨터나 신종 장비 구입에 실제로 관심을 갖고 있는 독자들이 보는 잡지에 투자하겠는가?

그렇다고 자동으로 컴퓨터 잡지에 다시 한번 광고들이 많아질 것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하지만 한정된 광고 예산을 마침내 지출할 때 맨 먼저 자금이 투입되는 곳을 생각해보라. 처음부터 사람들이 PC를 원하는지 원하지 않는지를 모르는 그런 곳이 아니라 대부분의 구매자들이 존재하는 곳이라고 장담할 수 있다.

IT 예산 감소
IT 지출이 점점 줄어들기 시작했을 때 당신은 산업 전체가 흔들리고 비틀거린다고 느꼈을 것이다.

거액의 IT 예산은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의 많은 주문을 의미했다. 하지만 앞으로 몇 년 동안 IT 지출이 적은 액수로 유지될 것이라 예상되는 지금, 떠돌아다니는 그런 적은 액수의 자금은 판매가 이뤄지기 전에 어느 정도 그 지출 이유가 정당화돼야 할 것이다.

컴퓨터 잡지들은 전통적으로 IT 수단이었다. 왜냐하면 탐나는 ''편집자의 선택(Editor''s Choice)''이라는 표시와 온갖 뛰어난 랩의 데이터는 힘들게 벌어들인 회사 돈을 가지고 특정 브랜드나 모델에 보다 안전하게 내기를 걸 수 있다는 것을 의미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컴퓨터 잡지들이 하루 아침에 지금의 위치에서 벗어날 것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하지만 IT 지출이 계속 위축되면 기업들은 새로운 구매 건마다 그 필요성을 문제삼을 것이며 그것은 컴퓨터 잡지들과 쇠약해져 가는 랩을 위해 상당히 비옥한 토양이 된다.

온라인의 경우는 어떤가

많은 면에서 필자는 한 가지 단순한 사실만 아니라면, 즉 광고업체가 온라인 광고 효과에 대해 상당한 의심을 품고 있다는 사실만 아니라면 온라인 기술 미디어 세계가 이와 비슷한 혜택을 누릴 것이라고 생각한다.

새로운 광고 크기와 다른 수단들이 이런 풍토를 개선시킬 것인지에 대한 판단은 아직 서지 않지만, 필자는 침체가 계속될 경우 온라인이 이 범주에서 똑같은 혜택을 누리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확신한다.

요점은 이렇다. 악조건들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산업들을 지켜보는 것은 필자에게 언제나 흥미로운 일이었다. 예컨대 주택 개량 사업은 호경기나 불경기를 막론하고 붐을 이룰 수 있지만 그 이유는 많이 다르다.

만약 기술 산업이 주류의 위치에서 후퇴한다면, 컴퓨터 잡지 출판업체들과 온라인 출판업체들이 그런 변화를 활용할 태세를 갖출 것이라는 기대를 걸어본다.

그리고 그들이 그들의 카드를 제대로 활용한다면, 특히 컴퓨터 잡지들은 앞으로 몇 년 후 어느 누가 상상했던 것보다 더 큰 호황을 누릴 것이다.

Alice Hill (ZDNet News )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