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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즐겨읽기] 곤충들아 고마워 外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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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곤충들아 고마워
조영권 글·사진, 황소걸음, 480쪽, 3만5000원

한반도 조류도감
송순창 글·사진, 송순광 그림, 김영사, 556쪽, 4만9900원

한국양치식물도감
한국양치식물연구회 지음, 지오북, 400쪽, 4만원

봄이다. 겨우내 움츠렸던 어깨를 펴고 봄나들이에 나설 때 도움을 줄 수 있는 값진 책들이 한꺼번에 선보였다.

'곤충들아…'는 우리 주변의 곤충 400여 종에 관한 생태보고서다. 지구상에 현존하는 동물 종 중 80%가 곤충이다. 종의 숫자나 개체 수로 보아 곤충이야말로 지구의 진정한 주인이다. 빙하기의 추위를 견뎌 냈고 지하 수십m에서 지상 수km까지 모든 환경에 적응하며 산다. 레이다와 첨단 스텔스 시스템은, 박쥐의 공격체계와 나방의 방어체계를 흉내낸 것이다. 곤충의 지적 재산을 인간들이 저작권료 한 푼 주지않고 빌린 셈이다.

20년 가까이 곤충에만 매달린 생태사진 작가가 생생한 사진과 재미있는 생태 이야기를 담아, 딱딱한 생물학 책이나 단순한 도감을 훌쩍 뛰어넘었다.

'…조류도감'은 한라산에서 백두산까지, 우리 땅 텃새에서 세계적 희귀조류까지 452종의 생김새, 특성, 현황, 분포 등을 일목요연하게 소개한다. 저자는 '재야 새 박사'. 1970년대 유신시절 요시찰 인물로 지목되어 외부 활동을 못한 김에 새를 기른 것이 계기가 됐단다. 발품을 팔며 새를 관찰하는데 30년, 제작에 5년간 공들여 만든 노작(勞作)이다.

국내서 처음 촬영한 은빛찌르래기 등도 반갑고 종마다 붙인 세밀화들도 사진처럼 정교한 것이 눈을 떼지 못하게 한다. 사전 형식이어서 읽는 맛은 좀 떨어지지만 이 책을 들고 야외로 나가면 "저 새 이름이 뭐예요?"란 아이들 질문에 당황할 일은 없겠다.

'한국양치식물도감'도 귀한 책이다. 고사리, 고비 정도나 이름을 댈 수 있는 자생양치식물을 331 종이나 소개해서가 아니다. 2000년 12월 2일 양치식물을 좋아하는 사람 63명이 모여 연구회를 만들었다. 그 후 어떤 이는 표본과 사진을 내놓고, 누구는 자기만 아는 자생지를 안내하고, 누구는 비용을 대고, 함께 글을 쓰고….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것이 이 책이다. 1200여 장의 사진과 함께, 꽃도 없이 번식하는 양치식물을 자상하게 안내한다.

이 책들과 함께 봄나들이에 나서 아이들에게 자연의 경이로움, 이 땅의 아름다움을 알려주면 어떨까.

김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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