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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IT인력의 '코리안 드림'[3]

중앙일보

입력

IT 업계는 오래 전부터 해외라는 말과 밀접한 관련을 갖고 있다. 대부분의 기술과 제품이 미국 등 해외에서 개발돼 들어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IT 업계에는 미국은 물론, 홍콩, 싱가포르, 일본, 유럽 등과 어떤 식으로든 관계를 갖지 않은 기업을 찾기 어려울 정도다. 이러한 해외 대열에 최근 인도가 합류했다. 즉,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역할인 ‘인력 공급원’으로 인도가 떠오른 것이다.

개발자의 절반 이상이 인도인

미 국방성이 소프트웨어 개발 수준을 인증하는 SEI의 최고 등급인 레벨 5 인증을 받은 21개 업체 중 15개社가 인도에 소재하고 있다. 인도 회사들이 이렇게 많이 SEI 인증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미국업체에서 수주한 프로젝트를 그들의 요구 수준에 맞춰 개발해 주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마이크로소프트(MS) 본사 개발자의 절반 이상이 인도인으로 채워져 있을 정도로 인도 IT 인력의 파워는 막강하다.

인도인들이 자국의 IT 산업 기반이 약해 외국으로 진출하고 있는 것은 우리에게는 행운이다. 인도 기술자가 세계시장에서 각광받는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그것은 인도인들의 뛰어난 기술력과 그들의 공용어인 영어 구사력, 여기에 대량 인력이라는 삼박자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19개나 달하는 공식 언어와 1백여 개에 달하는 비공식 언어가 있는 다언어, 다민족, 다종교 국가인 인도의 문화적 배경에 힘입어 인도인들은 외국어를 쉽게 구사한다.

이에 비해 한국은 어떤가. 영어권 진출을 외치는 기업에서 영어를 구사할 줄 아는 직원이 몇 명이나 있는가. 외국 문화를 이해할 준비는 되어 있는가. 한국 기업들이 ‘우리 손으로 세계적 기술을’ 하고 외칠 때, 미국 기업들은 회사의 경쟁력을 위해서라면 미국인이든, 인도인이든, 중국인이든 기용해 세계 시장을 리드하고 있다.

한국 기업이라고 해서 한국인이 모든 것을 다 할 필요는 없다. 진정 기업의 활로를 세계 시장에서 찾고자 한다면 처음에는 다소 불편해도 영어로 회사에서부터 말하고 세계 시장에 맞게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 우리끼리 서로 인정해주고, 우리끼리 세계적 수준이라고 칭찬해주는, 그 제품들이 세계시장에서 성공하지 못한 이유 중의 하나는 우리의 문화적 폐쇄성 때문이다. 한국인이 국내에서 만든 제품을 → 외국 현지의 교포 등을 통해 지사를 세우고 →한국인을 파견해 팔아보려는 것이 많은 한국기업들이 밟고 있는 소위 ‘해외 시장 진출’ 코스다.

목표만 세계적일 뿐 아직도 과정의 많은 부분이 세계화되어 있지 못하다. 요즘 많은 기업들이 활로로 모색하고 있는 세계 시장 진출을 위해 이제 개발부터 세계인과 힘을 합쳐야 하는 것이 우리 기업의 과제다. 그러한 과제를 해결해줄 방안 중의 하나가 기술력과 영어 실력, 미국식 업무 체계를 갖춘 인도인을 채용하는 것이다.

그러면 국내의 중소·벤처기업들이 인도 출신 IT 인력을 채용할 때 유심히 살펴야 할 점을 살펴보자. 먼저 기술력 검증이다. 인도인들은 비교적 자신의 이력서에 상세하게 자신의 프로필을 기록한다. 하지만 직접 인터뷰를 통해 해당 분야에 얼마나 실무 경험이 있는지 직접 확인해 보아야 한다. 채용 인원이 많을 때는 직접 현지에 방문해서 인터뷰하는 것이 좋다.

둘째는 언어 문제다. 젊은 직원들은 영어가 가능해 환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고객 사이트에서의 현장 지원 등 대화를 빈번하게 하는 업무보다 하나의 과제를 일정 기간 수행해야 하는 업무를 맡기는 것이 좋다.

셋째는 업무 처리를 들 수 있다. 한국인들도 마찬가지지만 외국에 나가서 일하려는 목적은 높은 수입이 가장 큰 이유다. 인도 국내에서 같은 일을 하는 것에 비해 몇 배나 많은 수입이 있기 때문에 낯선 한국 땅까지 오는 것이다. 따라서 업무 태도도 성실하다는 평을 듣는다. 그러나 우리와 문화가 다르므로 말 안 해도 알아서 해주기를 바라기보다 일을 명확히 규정해주어야 한다.

넷째는 식사 문화다. 한국 음식은 인도와 비슷한 점이 많다. 닭볶음 같은 것은 인도 음식과 아주 흡사하다. 인도인 중에는 고기를 먹는 사람이 더 많지만 채식만 하는 사람도 꽤 된다. 이들 채식주의자는 비빔밥에 들어간 다진 고기, 우동에 얹은 달걀 등 일체의 고기도 먹지 않는다. 인도에서도 채식주의자 메뉴가 따로 있어 식사 전에 자신이 채식주의자임을 확실히 밝히므로 고기를 먹으라고 강요해서는 안된다. 이와 같은 4가지 기본적인 사항에 유의해 인도 인력을 채용한다면 보다 더 원할하게 의사소통은 물론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글 : 김명희 / 델타IMC 대표
자료제공 : i-Weekly(http://www.iweek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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