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인수 10년 만에 총자산 2배로 … 생보업계 확고한 2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02면

대한생명은 대형 생보사로는 최초로 2010년 3월 17일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됐다. 당시 시가총액은 7조6865억원이었다.

한화그룹의 대한생명 인수로 대한생명은 튼튼한 보험사로 거듭날 수 있었다. 특히 김승연 회장의 대한생명에 대한 믿음과 의지로 조직은 힘을 받기 시작했다. IMF 외환위기 당시 부실 금융회사라는 이미지와 장기간의 리더십 부재로 업계 3위까지 추락했던 대한생명은, 2003년부터 매출과 시장점유율이 급속도로 성장해 확고한 2위로 올라섰다.

2002년 3월 말 기준 5304억원이던 대한생명의 자기자본 총계는 2003년 3월 말 1조5858억원으로 세 배 가까이 성장했다. 2004년 3월 말 2조2048억원, 2005년 3월 말 2조8407억원으로 꾸준히 늘어났다. 한화그룹 인수 당시 29조598억원에 불과했던 총자산도 인수 1년여 만인 2003년 32조5000억원을 달성하며 명실상부한 업계 2위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이러한 성과는 IMF 외환위기 이후 수년간 잃었던 생명보험업계 2위라는 지위를 회복했다는 의미와 ‘할 수 있다’는 새로운 희망과 비전을 선사하는 계기가 됐다.

한화그룹의 대한생명 인수는 순탄치 않았다. 2002년 3월 대한생명 인수를 위해 한화컨소시엄은 메트라이프와 경쟁하다가 메트라이프가 인수철회를 공식 선언함으로써 단독 인수 후보가 됐다.

그러나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대한생명의 기업가치를 실적 기준으로 재산정한다고 발표하면서 세 차례의 가격 번복을 했다. 2002년 6월 9790억원이었던 가격은 8월 1조3400억원, 9월 1조5200억원이다가 2002년 9월 23일 마지막으로 1조 6150억원으로 인상됐다.

매각가격 산정기준 변경에 따른 가격 인상과 협상 지연은 국내 기업에 대한 역차별이지만, 김승연 회장은 대한생명 인수가 그룹의 미래비전에 큰 역할을 한다고 판단, 모든 것을 감내하고 가격산정에 합의했다.

한화그룹의 대한생명 경영 정상화 과정 역시 쉽지만은 않았다. 대법원까지 이어졌던 대한생명 인수 관련 소송, 국제중재신청, 감사원의 감사까지 10년간 수많은 우여곡절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 감사에서 감사원은 한화그룹의 매각 과정, 이면계약과 로비의혹 등에 대해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한화그룹 인수 이후 대한생명의 괄목할 만한 성장은 숫자로 뚜렷이 나타난다. 2002년 매각 주관사였던 메릴린치가 평가한 대한생명의 가치 상한선은 1조6150억원이었다. 그로부터 8년이 지난 2010년 3월 대한생명은 대형 생보사로서는 최초로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하게 된다. 이때의 시가총액 규모가 7조6865억원으로 2002년 매각 당시에 비해 무려 5배에 이르는 성장률을 나타냈다.

대한생명은 2006년에는 업계에서 두 번째로 연간 수입보험료 10조원을 돌파했다. 한화그룹 인수 당시 2조2906억원에 달했던 누적결손금을 2008년 4월 모두 해결했다. 보험사의 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지급여력(RBC)비율도 인수 당시 95.6%에 불과했으나, 2012년 3월 말 기준 이 비율이 224.3%로 껑충 뛰었다.

대한생명의 상장은 국내 공적자금 투입기관의 성공사례로 꼽힌다. 정부가 부실 금융회사를 민간에 매각해 기업 가치를 높인 뒤 보유지분을 일반 투자자에게 주식시장을 통해 제값에 되판 것은 사실상 처음이기 때문이다. 또한 주식시장을 통해 지분을 매각했기 때문에 투명성을 높이는 효과도 얻을 수 있었다.

대한생명은 FY2006에 연간 수입보험료가 10조원을 돌파한 뒤 꾸준히 성장하고 있으며, FY2011에는 11조8322억원을 기록했다. 이와 함께 총자산도 3월 말 기준 68조9000억원을 넘으며 급속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2002년 12월 한화그룹으로 인수될 당시 29조원이었던 총자산이 불과 10년 만에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이는 대형 생보사 중 가장 신장률이 크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

대한생명의 FY2011 경영실적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대폭 개선되었다. 수입보험료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346억원 증가한 11조8322억원을 거두었으며, 당기순이익은 5216억원으로 전년 대비 878억원 증가했다.

영업의 효율지표인 유지율과 설계사 정착률은 업계 최고 수준을 유지해 나가고 있다. 2012년 3월 기준의 13회차 유지율은 85.0%, 25회차 유지율은 61.7%를 기록했으며, 설계사들의 1년 정착률 또한 52.8%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 중이다.

오두환 객원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