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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이승엽 500호 넘겼다, 관중 500만 넘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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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29일 넥센을 상대로 4회초 삼성 이승엽이 500홈런을 친 후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뉴시스]

29일 넥센과 삼성이 맞붙은 목동구장. 1-1이던 4회 초 선두 타자로 나선 이승엽(36·삼성)이 밀어친 타구가 포물선을 그리며 그대로 좌중간 담장을 넘어갔다. 볼카운트가 2-0으로 불리했으나 상대 투수 밴 헤켄의 3구째인 140㎞짜리 직구가 가운데 높은 쪽으로 날아오자 망설임 없이 방망이를 내밀었다. 타구를 쫓던 넥센 좌익수 오윤과 중견수 장기영이 담장 앞에서 쳐다보기만 한 비거리 120m짜리 홈런이었다. 이승엽의 얼굴에 잔잔한 미소가 어렸고, 더그아웃에 있던 삼성 선수단은 환호성을 내질렀다. “일본 시절까지 포함한 500홈런은 큰 의미 없다”던 이승엽은 천천히 다이아몬드를 돌고 더그아웃으로 향한 뒤에야 팀 동료들과 마음껏 기뻐했다. 한국프로야구 사상 최초의 500호 홈런이 탄생한 순간이다.

 드디어 이승엽이 500홈런 고지를 점령했다. 29일 이승엽의 홈런은 국내 통산 341호째로 일본에서 기록한 159홈런을 더해 500홈런을 채웠다. 올해까지 한국에서 10시즌, 일본에서 8시즌을 더해 총 18시즌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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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산 500호 홈런은 대단한 업적이다. 한국인으로서 프로리그에서 500홈런을 채운 타자는 이승엽이 유일하다. 136년 역사의 미국 메이저리그에는 배리 본즈(672개)를 포함해 25명, 76년이 된 일본프로야구에서는 오 사다하루(왕정치·868개), 마쓰이 히데키(507개, 미·일 통산) 등 9명이다. 한·미·일에서 현역 선수로는 이승엽을 포함해 메이저리그의 알렉스 로드리게스(뉴욕 양키스), 짐 토미(볼티모어), 마쓰이 히데키(탬파베이) 등 4명뿐이다. 지난달 오클랜드에서 방출된 매니 라미레스가 새 팀을 찾는다면 5명으로 늘어난다. 1995년 삼성에서 프로에 데뷔한 이승엽은 한국야구 1225경기, 일본야구 797경기 등 2022경기에서 이 같은 기록을 달성했다. 삼성은 이승엽의 500호 홈런공을 경산볼파크 내에 있는 구단 역사관에 보관할 계획이다.

 이승엽의 다음 목표는 은퇴한 양준혁이 보유한 한국프로야구 통산 최다홈런 기록(351개)이다. 한국 통산 341홈런으로 장종훈(전 한화·340개)을 제치고 통산 홈런 2위에 오른 이승엽은 앞으로 홈런 11개를 보태면 통산 홈런왕이 된다. 올 시즌 경기당 평균 홈런 0.207개를 기록 중인 이승엽은 산술적으로 남은 49경기 동안 10개를 더 친다는 계산이 나온다. 올해 안으로 기록 경신 가능성은 충분하다. 삼성은 넥센을 4-3으로 꺾고 50승(2무32패)에 선착했다. 한화는 KIA를 7-1로 눌렀다 . 롯데는 두산에 4-2로 이겼다.

 한편 한국프로야구는 28일 총관중 500만9201명으로 역대 최소경기 500만 관중 신기록을 세웠다. 역대 최소였던 지난해 382경기보다 50경기 적은 332경기 만이다.

허진우 기자

◆프로야구 전적(29일)

롯데 4-2 두산 삼성 4-3 넥센
한화 7-1 KIA LG 5-5 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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