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디 페스티발 개막작 '라 트라비아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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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디의 '라 트라비아타' 는 오페라 흥행의 보증수표로 통한다.

귀족 청년 알프레도와 고급 창녀 비올레타의 애절한 사랑과 비극적인 종말을 다룬 선정적인 멜로물이기 때문이다. 국립오페라단(단장 박수길) 이 베르디 서거 1백주기 기념 페스티벌 '비바 베르디' 의 개막 작품으로 '라 트라비아타' 를 선택한 것은 다분히 흥행을 노린 포석이다.

박수길 단장이 직접 연출을 맡은 이번 공연은 화려한 무대장식과 소품으로 볼거리에 남다른 신경을 썼다.

한편으로는 실력파 성악가들을 주연과 조연으로 배치해 풍부한 아리아와 중창으로 음악적 감동을 자아내는 데도 별 무리가 없다.

비올레타가 부르는 '아 그이인가' '지난 날이여 안녕' , 알프레도의 아버지 제르몽이 부르는 '프로방스 바닷가로' , 비올레타와 알프레도의 2중창 '축배의 노래' '파리로 떠납시다' 등 주옥같은 선율은 오케스트라의 반주에 실려 전편을 가득 메운다.

'라 트라비아타' 는 자주 상연되는 만큼 주역 성악가들의 활약 못지 않게 무대 디자인과 오케스트라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이태섭의 무대 디자인은 2중 공간의 설정으로 무대의 깊이는 충분히 살려냈다. 하지만 시각적인 초점과 액센트를 부여하는 데는 미흡했고 무대의 높이를 활용하지 못해 입체적인 구도가 아쉬웠다. 또 합창단의 의상 디자인은 스타일의 통일감이 결여돼 산만하게 보였다.

비올레타 역에 소프라노 루치아나 세라.신지화.이화영, 알프레도 역에 테너 이원준.이영화.류재광, 제르몽 역에 바리톤 김성길.유리 베데네예프.백광훈, 플로라 역에 메 조소프라노 김자희.전효신, 부천시향(지휘 김덕기) 과 서울시합창단이 출연한다.

18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평일 오후 7시30분, 토.일 오후 4시. 2만~10만원. 02-586-52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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