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삼성 챔피언 견인한 MVP 주희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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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년 평생에 이렇게 기쁜 순간은 처음입니다"

6일 잠실체육관에서 끝난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에서 삼성을 첫 챔피언에 올리며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된 '야전사령관' 주희정(24)은 두 마리 토끼를 한 손에거머쥔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기자단 투표에서 유효투표수 66표 중 46표를 얻어 동료 아티머스 맥클래리(18표)를 압도적으로 따돌리고 MVP에 오른 주희정은 "전혀 수상을 예상하지 못했다"면서 "맥클래리가 당연히 탈 줄 알았지만 욕심은 많이 났다"고 멋쩍어 했다.

주희정은 현재 가장 생각나는 사람을 묻는 질문에 "집에서 이 장면을 보고 울고계실 할머니에게 전화를 하고 싶다"면서 "그 동안 힘들게 키워주신 데 대해 감사드린다"고 감회에 젖은 표정으로 말했다.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고려대 1학년을 중퇴한 뒤 97년 나래에 입단한 주희정은 어린 나이 때문에 97시즌은 뛰지 못했고 97-98시즌부터 프로 무대에 모습을 보였다.

대학을 중퇴한 뒤 나래에 입단하기까지 몇 달 동안이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였다는 주희정은 데뷔 시즌부터 빠르고 투지있는 플레이로 각광받는 포인트가드로떠올라 지금의 성공을 예고했다.

그러나 주희정이 본격적으로 농구에 눈을 뜬 것은 99년 삼성으로 이적해 김동광감독을 만나면서부터. 주희정은 이때부터 포인트가드가 갖춰야 할 경기운용능력, 시야 등 모든 것을본격적으로 배우기 시작했다고 입버릇처럼 말해왔고 3년이 지난 지금 그동안 쌓아온기량을 활짝 꽃피운 것이다.

주희정은 이날 우승할 줄 예상하고 강혁과 함께 머리를 노랗게 염색했다며 신세대다운 면모를 보였지만 약점으로 지적되온 슈팅을 보완시켜 준 고(故) 김현준 코치에게 감사를 잊지않을 정도로 성숙한 모습도 보였다.

아직까지 강동희와 이상민을 따라가기에는 멀었다며 겸손해 한 주희정은 "우승했다고 자만하지 않고 언제나 배우는 자세를 잃지 않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승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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