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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베이 브랜드 무기로 옥션 흑자전환 앞당긴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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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망도 필요 없고, 재고품은 물론 이를 쌓아둘 창고도 필요 없는, 무(無)에서 유를 창조하는 기업, 그래서 끝없는 성장 신화가 이어질 기업이 바로 이베이입니다.”

지난 3월 말 방한한 세계 최대의 인터넷 경매업체 이베이(http://www.ebay.com)의 맥 휘트먼(Meg Whitman) 사장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처럼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휘트먼 사장의 이번 방한은 지난 1월 이베이가 인수한 국내 인터넷 경매업체 옥션의 중장기적 비전과 전략 수립을 위한 것. 하지만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옥션의 향후 변화 내용과 사업 계획에 대한 자세한 공식적인 언급은 자제하는 분위기였다. 옥션이 이베이에 인수된 직후 현 이금룡 옥션 사장과 공동 대표를 맡던 오혁 사장이 사임하는 등 약간의 잡음이 일었던 점을 고려하는 듯했다. 다만 “옥션 직원 감축 등 다운사이징 계획은 없다”며 “오히려 직원을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옥션의 미래에 대해서도 그녀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옥션이 적자를 내고 있기는 하지만 이는 지역적 특성에 기인하는 것이며 올 4분기나 내년 초 손익분기점에 다다를 수 있을 겁니다.” 또한 “인터넷 경매는 중고 시장이 전통적으로 활성화된 미국에서 가장 적합한 사업모델이긴 하지만, 다른 나라의 경우도 1년 반에서 2년 후에는 수익을 내는 것을 보아왔다”며 “현재 옥션이 브랜드 인지도와 경매 컨셉 정착을 위해 투자를 계속하고 있는 것은 당연한 비용이며 조만간 이에 대한 보상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베이는 이미 영국·호주·일본 등 전세계 13개국에 진출해 현지에서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옥션 인수를 통한 국내 진출도 이러한 세계 시장 진출 정책의 하나. 옥션은 ‘이베이 패밀리’의 하나가 됨으로써 브랜드 파워를 높임은 물론, 선진적인 경영노하우와 관련 기술을 전수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휘트먼 사장은 “옥션은 놀라우리만큼 이베이와 똑같은 비즈니스 모델과 사업 비전을 갖고 있다”며 “옥션이 글로벌 트레이딩 컴퍼니를 지향하는 이베이의 꿈을 이루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세계 어디서나,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서로 주고받을 수 있는 글로벌 마켓’을 만든다는 것이 이베이의 장기 비전. 일본에 사는 회원이 자신이 가진 도자기를 호주의 회원에게 팔 수 있고, 프랑스 우표수집가의 희귀 우표를 한국의 수집가가 살 수 있는 곳인 것이다.

현재 이베이에서는 전세계 2백여 개국 약 2천2백50만 명의 회원들이 물건을 사고 팔고 있다. 2005년까지 미국 외 25개의 해외 시장에 진출해 사이트를 구축한다는 것이 이베이의 목표.

이베이는 95년 설립 후 지금까지 약 6천만 건의 경매를 성사시켰으며, 지난해 4억3천만 달러의 매출과 4천8백만 달러의 순이익을 올리면서 닷컴기업으로서는 보기 드문 건실한 수익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98년 3월 이베이의 CEO로 취임한 휘트먼은 이베이 합류 전 어린이 용품 등 일반 소비재 생산기업을 경영해온 ‘구경제’출신. 프린스턴대 경제학과, 하버드대 MBA를 마친 후 컨설팅 회사 베인앤컴퍼니에서 컨설턴트로 활약하던 그녀는 월트디즈니의 마케팅 담당 부사장, 화초 전문 회사 FTD 사장, 어린이 용품 회사인 하스브로 등에서 근무했다.

16살, 13살의 두 아들을 둔 어머니인 그녀는 가족과 보내는 시간을 많이 갖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불만이자 어려움. 자신의 성공 뒤에는 신경외과 전문의인 남편의 외조(外助)가 컸다며 남편 자랑도 빼놓지 않았다. 자신이 해외 출장을 갈 때면 남편이 꼭 일찍 집에 들어와 아이들을 돌본다는 것.

김승렬 기자, 지정훈 기자
자료제공 : 이코노미스트(http://www.econopia.com/index.a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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