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회장 "현대가 법통·정통성 계승"

중앙일보

입력

정몽구(鄭夢九) 현대.기아차 회장이 현대가(家)의 법통을 계승하겠다고 선언했다.

또 회사가 이익이 나지 않으면 경영은 엉망이 되고 고용 안정도 기대할 수 없다며 동생인 정몽헌(鄭夢憲) 회장의 현대건설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정 회장은 2일 오전 서울 양재동 본사 대강당에서 기아차 대리급 이상 전직원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 조회에서 "현대.기아차 그룹이 선친(고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현대가의 법통을 계승, 정통성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조회는 `現代'의 창업주인 정 전 명예회장의 장례를 마친 뒤 처음으로, 그리고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1일 발표한 30대 대규모 기업집단에 현대차 그룹이 5위에 올라 완전한 소그룹으로 분리돼 새롭게 출발하는 시점에서 열린 것.

고인에 대한 묵념으로 시작된 조회에서 정 회장은 선친의 장례식 때 헌신적으로 일하고 조의를 표해준 임직원 및 가족에게 고마움을 표시한뒤 "모든 각오를 새롭게해 회사를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것이 명예회장의 유지를 받드는 길"이라고 말했다.

또 "현대.기아차는 현대그룹의 법통을 이어갈 것이며 명예회장의 창업정신과 불굴의 투지를 본받아 전 임직원이 책임감과 사명감을 다해 근무에 임해달라"고 당부했다.

정 회장은 특히 "최근 대우차나 현대건설 사태에서도 볼 수 있듯이 회사가 이익이 나지 않으면 경영은 엉망이 되고 고용안정도 기대할 수 없으며 나아가 국가경제에도 악영향을 주게 된다"며 "따라서 무리한 차입경영은 안되며 고객 및 투자자로부터 신뢰를 얻기 위해 수익성 확보와 투명경영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올해 기아차가 사업목표인 판매 114만3천대, 매출 12조6천억원, 순이익 5천억원을 올려 세계적 자동차 메이커로 도약하기 위해 맡은 분야에서 최고의 전문가가 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이와 함께 "현대.기아차가 서로 장점은 배우고 단점은 개선하며 긴밀한 협조체제를 갖추고 선의의 경쟁을 한다면 시너지효과는 더 커질 것"이라며 "위기관리 경영은 일부 부서의 책임이 아니라 회사 전체가 일사불란하게 책임을 다할 때 성과를 얻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서울=연합뉴스) 강의영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