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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17년…농익은 보컬' 이승철·이선희

중앙일보

입력

가요계의 작은 거인 이승철과 이선희가 나란히 새 앨범을 발표했다. 둘은 1984년 같은 해 데뷔, 탁월한 가창력으로 노래 잘 하는 남녀 가수의 표본으로 꼽히며 지속적인 인기를 누려왔다. 이승철은 2년만에, 이선희는 3년만에 발표한 새 앨범을 통해 농익은 음악성을 과시했다.

두 사람은 모두 그동안의 음악 활동을 정리하고 새로운 출발을 다지는 의미로 새 음반에 신곡들을 담은 CD와 함께 그동안의 히트곡을 모은 베스트 CD를 넣었다.

19집 '고백'낸 이승철

'희야' 이후 17년. 통산 19번째, 솔로 앨범으로는 7번째 앨범 '고백'을 내놓은 이승철은 활력이 넘쳤다.

록그룹 부활의 리드 싱어로 '희야' 등을 히트시키며 화려하게 데뷔한 그는 89년 '안녕이라고 말하지마'로 솔로 독립한 이후 평균 2년마다 새 앨범을 발표해 '마지막 콘서트'(90년) '방황'(93년) '색깔 속의 비밀'(94년) '오늘도 난'(96년) '널 보낸 이유'(97년) '오직 너뿐인 나'(99년) 등을 연이어 히트시키면서 인기 가수의 자리를 지켜왔다.

지난해에는 영화 '비천무'의 주제곡 '말리꽃'을 불러 별다른 홍보없이도 50만장이 넘는 판매를 기록, 여전한 실력과 인기를 과시했다.

"앨범을 낼 때마다 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려 애썼어요. 그동안 팬들의 사랑을 계속 받을 수 있었던 것도 그런 노력의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그의 말대로 이승철은 록에서 시작해 록발라드·펑키록·힙합 댄스·재즈·팝발라드 등 매번 색깔이 다르면서도 음악적 긴장감을 잃지 않는 수준있는 음반들을 발표해왔다. 지난해 '말리꽃'이 록발라드였다면 6.5집으로 이름붙인 이번 앨범 '고백'은 전반적으로 라틴펑키에 가깝다.

소울풍의 타이틀곡 '고백'을 비롯해 지난해 작고한 부친을 그리며 부른 블루스풍의 '빈터', 리듬앤블루스 스타일의 '니가 흘러 내려' 등 신곡들 모두 이승철 특유의 부드러우면서도 탄력있는 보컬이 맛스럽다.

40억원을 들여 오는 6월 서울 삼성동에 동양 최대 규모의 스튜디오를 오픈하는 이승철은 "새 스튜디오가 한국 대중음악 발전의 요람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12집 '마이라이프' 이선희

이선희가 새로 발표한 12집 '마이 라이프'는 프로듀서부터 앨범 재킷 사진에 이르기까지 현재 한국 대중음악을 이끄는 최고 수준의 실력자들이 모여 만든 앨범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먼저 인기 작곡가 겸 프로듀서 유영석이 제작 총괄을 맡은 한편 '니 노래를 빌려서' '고백' '마이 라이프' '이보다 더 좋을 순 없죠' 등의 노래를 만들었다.

또 god·박지윤 등의 노래를 만들어 요즘 최고의 흥행 작곡가로 대접받고 있는 박진영이 만든 '살아가다보면', 최근엔 핌프록 그룹 실버 스푼의 프로듀서로서도 명성을 얻고 있는 로커 김종서의 '아마', 조성모의 '불멸의 사랑' 등으로 떠오르고 있는 작곡가 양정승의 '비창' 등의 새 노래가 들어있다.

기타의 함춘호, 드럼의 강수호 등 정상급 세션맨들이 연주를 맡았으며 앨범 재킷의 사진은 김희선 누드 사진 파동으로 일반에도 이름이 알려진 정상급 사진 작가 조세현이 맡았다.

용기를 잃지 않고 살아가는 미혼모의 모습을 담은 '살아가다보면'의 뮤직비디오는 탤런트 김원희가 주연을 맡았다.

"새 음반을 낼 때마다 늘 신인이라는 생각으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애쓰죠. 이런 저런 일들을 많이 겪은 젊은 날을 보내고 이제 좀더 차분하고 성숙한 음악을 하고 싶습니다."

타이틀곡 '이별 소곡'은 이선희 자신이 만든 곡으로 역동적인 보컬이 트레이드 마크인 이선희의 또다른 면모를 느끼게 하는 차분한 곡이다. 반면 '아마'는 그녀 특유의 풍부한 성량과 시원한 고음처리를 만끽할 수 있는 록발라드다. 5월부터 장기 공연에 들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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