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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라드로 제 색깔 냈죠" 포지션 임재욱

중앙일보

입력

"'아이 러브 유'를 통해 많은 걸 얻었죠. 상업적인 성공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가수로서 제 색깔을 찾았다는 점이 기쁩니다." 애절한 발라드 '아이 러브 유'로 겨울 가요계를 휩쓴 포지션의 임재욱은 '음악적인 자신감'을 새 앨범의 가장 큰 소득으로 꼽았다.

4집의 번안곡 '블루데이'에서 받은 팬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특별히 준비한 일본가요 리메이크앨범이 바로 '아이 러브 유'. 그저그런 베스트 보단 좀 색다른 작품을 꾸며보자는 생각으로 만든 스페셜 앨범이지만 지금까지 50여만장의 판매고를 기록하며 전작의 결과를 훌쩍 넘어서는 대성공을 거뒀다. 첫 가요순위프로 정상은 물론 지난 겨울 거리마다 포지션의 노래가 흘러넘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큰 사랑을 받았다.

우울한 하늘, 쌀쌀한 날씨에 봄의 설레임마저 얼어 붙은 3월의 끝자락에 만난 임재욱은 콘서트를 앞둔 탓인지 피곤한 기세가 역력했다. "안녕하세요" 큰 키에 깊게 허리 숙인 인사가 부담스러웠지만 그것도 한 순간, 이내 편안한 자세로 또박또박 생각을 짚어나가기 시작했다. 인터뷰 직전 잘랐다는 단정한 머리때문인지 브라운관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1집부터 3집까진 대중적이지만 고급스런 음악을 추구하는 포지션의 컬러를 막연히 따랐지만, 정말 제게 맞는 스타일이 뭔지 몰랐죠. 하지만 4집과 스페셜 앨범의 성공으로 제가 원하는 음악을 고집 할 수 있게 됐어요."

따라 부르기 힘든 어려운 보컬이 최고라는 생각을 버렸다는 이야기다. 주위의 반대를 무릅쓰고 4집 타이틀곡으로 '블루데이'를 고집했던 임재욱은 새 앨범의 성공으로 편안하지만 개성있는 발라드 가수를 고집할 수 있게 됐다. 포지션 팬이라면 작곡과 기타연주를 맡은 또 한명의 멤버 안정훈의 거취가 궁금해지는 대목. 특히 4집부터 포지션의 대외 활동에서 한 걸음 물러서있는 그이기에 더욱 그렇다.

"방송의 특성상 보컬에게만 카메라가 집중되는 점 때문에 차츰 방송무대엔 저 혼자 서게 됐죠. 안정훈씨도 라이브 연주가 어려운 무대여건에서 반주녹음에 맞춰 기타치는 시늉만 하는 걸 원치 않았구요. 물론 콘서트에선 함께 연주를 펼쳐왔습니다". 데뷔 후 5년이 지난 지금 느끼는 음악적 한계도 변화의 이유다.

"거의 전곡을 만들었던 예전과 달리 이번 앨범엔 정훈씨의 노래가 한곡만 들어있죠. 정훈씨의 비중은 줄었지만 그만큼 음악적인 폭이 넓어진 것도 사실입니다. 물론 앞으로도 포지션이란 이름은 아래서 정훈씨는 비단 팀에 얽매이지 않은 작곡가로, 저는 나름대로의 영역을 살린 보컬로 그룹을 이끌 생각입니다."

이번 앨범의 성공은 포지션 일본진출의 물꼬도 텄다. 국내에선 일본가요를 리메이크했다는 비난도 따랐지만, 일본에선 그네들의 노래를 다시 부른 포지션의 성공이 화제를 모은 것. 첫 전국투어를 마치는 5월부터 일본내 앨범 발매와 함께 본격적으로 일본가요시장의 문을 두드릴 계획이다. 국내에선 겨울에 맞춰 다섯번 째 정규앨범을 내놓는다는 구상이다.

포지션은 3월30일∼4월1일 성균관대 새천년홀 공연을 시작으로 첫 전국투어에 나선다. 안정훈이 함께 무대에 올라 포지션의 진면목을 볼 수 있으며, 함춘호(기타)·이태윤(베이스)·최태완(키보드)·강수호(드럼) 등 '아이 러브 유' 앨범에 함께 했던 정상급 세션맨들이 참여, 공연이 무게를 더한다. 3월30일 오후 7시30분/ 31일 오후 4시·7시30분/ 4월1일 오후 4시. 02-785-68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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