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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경부, 인사 숨통 트기 관료출신 '낙하산' 관철

중앙일보

입력

이덕훈 사장이 한빛은행장으로 옮김에 따라 비어 있던 대한투자신탁증권 사장에 22일 김병균(金炳均.55)기술신용보증기금 이사장이 선임됐다.

대투증권은 당초 지난 20일 임시주총을 열어 신임 사장을 선임하려다가 '낙하산 인사' 라며 직원과 노조가 반발하자 선임을 연기했었다. 金신임사장은 경제기획원 심사평가국장과 국무총리실 심사평가심의관.공정거래위원회 상임위원을 지낸 관료 출신이다.

정부와 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는 재정경제부의 인사 적체를 해소하기 위한 차원에서 사장후보추천위원회에 후보로 거론된 7~8명의 인사 중 김병균 기술신보 이사장을 밀도록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부내 인사 적체에 숨통을 틔우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고 말했다.

정부 주도 금융 지주회사에 편입된 한빛.광주은행 등에도 이달 초 재경부와 유관기관 출신이 감사로 들어와 낙하산 인사 시비가 있었다. 김병균 사장은 지난 21일 증권사 관계자들과 만나 스스로 "증권.투신사 업무를 잘 모른다" 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투증권은 이날 주총에선 당초 예정에 없던 부사장 자리를 신설해 전수진(田守鎭.52)다임인베스트먼트 부사장을 선임했다. 田부사장은 대한투신에서만 30년 동안 근무한 투신맨이다. 투신업계는 김병균 사장이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일자 이를 무마하기 위해 부사장 자리를 새로 만들어 대한투신 출신을 앉힌 것으로 보고 있다.

대투증권 관계자는 "난파된 배에 경험이 전혀 없는 선장을 갖다 놓은 격" 이라며 "2조9천억원의 공적자금을 투입한 회사를 정상화하기 위해 지원은 커녕 딴지를 걸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고 말했다.

정제원 기자newspoe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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