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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공예서 비누·LED 장식 까지손으로 빚는 건 무엇이든 자신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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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면

23년간 수공예라는 한 길만 걸어온 한국공예작가협회 임민숙씨는 앞으로 “수공예를 더욱 발전시키겠다”고 다짐한다.

“무엇이든 손으로 만드는 것은 자신 있게 할 수 있어요.”

임민숙씨는 23년간 오로지 ‘수공예’의 한 길만 걸어온 장인이다. 천안에서는 수공예 전도사로 통한다.

임씨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수공예가 무엇인지’ 모르던 1988년에 수공예품에 마음을 뺏겨 수공예의 길에 들어섰다.

천안 원성동에서 가게를 열고 등공예와 지점토를 시작한 것이 임씨의 수공예 인생 첫걸음이다. 처음에 낯설어 하던 사람들도 임씨의 수공예 작품과 열정에 매료돼 서서히 작품을 사러 오거나 배우러 오는 경우가 많아졌다. 수공예 작품의 아름다움과 매력을 널리 알리게 된 것이다.

임씨는 원성동에서 다수의 수강생들을 배출한 후 성정동을 거쳐 백석동으로 자리를 옮겨 지점토와 스텐실·종이접기·주름지를 가르쳤다.

“주름지의 경우 천안에서 처음 시작해서 붐을 일으켰어요. 당시에는 주름지를 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어요.”

임씨는 현재 신부동으로 자리를 옮겨 ‘한국공예작가협회’란 상호로 수공예를 전파하고 있다.

임씨는 뛰어난 실력을 입증이라도 하듯 등공예·종이접기·크리스탈 플라워·종이인형·리본자수·스텐실·선물포장·비즈아트·한지공예·토피어리·골판지·천연비누·향초공예·핸드 페이팅·폼 아트를 섭렵하고 최근에는 LED플라워까지 수공예의 변천사와 같은 수많은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다. 온통 그의 머릿속에는 각종 공예품 공식으로 꽉 차 있다.

“예전과 달리 수공예 분야가 다양해지면서 수공예를 배우러 오는 사람들의 취향도 유행을 타고 있어요. 저 역시 23년간 수공예분야를 계속해왔는데도 시작 때와 달리 새로운 분야가 생겨나면서 나 자신도 이를 배우기 위해 많은 노력과 시간을 투자하고 있어요.”

오로지 한 길만을 고집하며 묵묵히 걸어오는 동안 응석받이 아들들이 어느새 성인이 됐다는 임씨는 “수공예에 몰두하느라 잘 돌봐주지 못했는데도 아이들은 엄마의 일하는 모습에 자기들도 열심히 하게 됐다고 말해 항상 고마움을 느낀다”며 “또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될 수 있도록 외조를 해준 든든한 남편이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임씨는 이어 “수공예를 통해 얻은 삶의 활력과 행복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도 전하고 싶어 가게 이름을 ‘한국공예작가협회’로 정했다”며 “그동안 자신이 배우고 숙련한 수공예를 전수해 수공예를 더 발전시키는데 일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빨리빨리’와 화려함을 추구하는 현대의 흐름에서 조금 비켜나 천천히, 조용히, 느리게, 손으로 오감을 살려내는 작업을 통해 임씨는 오늘도 주부로서 공예작가로서 아기자기한 삶의 작품을 만들어 가고 있다.

글·사진=조명옥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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