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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삼각밸리' 열린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안병엽 정보통신부 장관은 최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국가 정보화 프로젝트로 테헤란밸리에 이어 가락동과 분당을 IT 전략기지로 집중 조성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테헤란밸리에 이어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분당의 IT단지는 한국통신.SK텔레콤 등 대기업 입주에 이어 최근 통신분야 중소 벤처들이 몰려들면서 부쩍 활성화했다. 가락 타운은 그린빌딩과 포스코 쌍둥이빌딩에 소프트웨어와 보안.무선 관련 주요 기관 및 1백여개의 벤처기업이 입주키로 하는 등 민관 합동으로 붐을 일으키고 있다.

분당 : 통신밸리

''베드 타운'' 에서 ''통신 밸리'' 로 - .

수도권의 주거단지로 조성된 분당이 첨단 IT밸리로 부상하고 있다. 서울 테헤란로보다 임대료가 싸고, 판교로 연결된 경부고속도로로 사통팔달(四通八達) 의 교통여건을 갖추었으며, 전원으로 둘러싸여 근무환경도 쾌적하기 때문이다.

1999년 한국통신 본사가 정자동에 들어서면서 촉발된 분당 밸리에는 현재 SK텔레콤.온세통신.어필텔레콤.제이텔.터보테크 등 1백50여 통신 관련 업체가 몰려 있다.

분당 한복판인 서현동에 위치한 어필텔레콤의 연구소. 지난 9일 밤 12시 차세대 이동통신(IMT-2000) 연구실엔 인적이 드문 시간인 데도 불이 환하게 켜져 있다. 이 회사 이가형 사장은 "분당 벤처인들도 밤 12시가 퇴근 시간일 정도로 바쁘다" 며 "총각들은 휴일에도 집에 갈 수 없어 사무실에서 새우잠을 자곤 한다" 고 말했다. 그래서 요즘 분당엔 정보교류의 장으로서 포장마차가 성행하고, 잠시 눈을 붙일 수 있는 ''수면텔'' 이라는 신종 숙박업소까지 등장했다.

벤처기업협회장인 장흥순 터보테크 사장은 "벤처들이 분당에 몰리는 까닭은 ▶통신업체가 몰려 있어 동종업계간 정보교류가 원활하고▶연구 개발 조직의 경우 굳이 서울에 사무실을 마련할 필요가 없으면서▶서울과 가까워 우수 인재를 유치하기가 쉽기 때문" 이라고 설명했다.

이원호 기자

가락동 : 소프트웨어 밸리 : 가락동

''벤처 요람에서 무덤까지'' - .

서울 가락동에 마주보고 있는 그린빌딩(지하 5층, 지상 15층) 과 포스코 쌍둥이빌딩(지하 6층, 지상 18층) 엔 요즘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다.

그린빌딩에는 다음달, 포스코빌딩에는 오는 8월 소프트웨어 관련 기관과 벤처업체들이 잇따라 입주한다.

정보통신부는 다음달부터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 등 주요 벤처 지원기관을 이들 3개 빌딩에 집중 배치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1백여 관련 벤처들도 자연스럽게 이곳으로 들어오면서 대규모 벤처복합단지인 ''가락밸리'' 가 조성된다.

정통부는 자연발생적으로 만들어진 테헤란.분당과 달리 가락밸리는 ''소프트웨어 진흥 시설지역'' 으로 지정, 입주업체에 행정지원을 아끼지 않을 방침이다. 그린빌딩은 ''소프트웨어의 요람'' 이 된다.

다음달 소프트웨어진흥원의 입주를 시작으로 8월까지 한국소프트웨어협회.소프트웨어공제조합.웹캐스팅센터.창업지원실 등이 잇따라 들어선다.

나정수 소프트웨어진흥원 부장은 "요즘 웹 캐스팅 교육에 필요한 고가 장비를 입찰하는 등 막바지 이사 준비가 한창" 이라고 말했다.

그린빌딩에 입주를 신청한 넥스텔의 하연주씨는 "다양한 지원을 받는 데다 동종업체들이 모여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고 자랑했다.

포스코빌딩 서관은 ''전파.정보보호 요람'' 으로 꾸며진다. 이근협 정통부 과장은 "무선국관리사업단.한국정보보호센터 등이 둥지를 틀고 관련 50여 벤처가 입주한다" 고 말했다.

동관은 ''주문형반도체(ASIC) 센터'' . 임차식 정통부 과장은 "정부 지원센터와 관련 벤처 20여곳이 입주한다" 며 "홍보와 판로 개척까지 도와줄 생각" 이라고 설명했다.

최지영 기자

인터넷 밸리 : 테헤란로

''인터넷 벤처의 심장부'' - .

한국 IT산업의 진원지로 꼽히는 테헤란밸리. 서울 서초역에서 삼성역까지 지하철 2호선 5개 역으로 연결되는 4.5㎞ 남짓한 테헤란로 일대를 말한다.

인터넷 열풍이 몰아친 1998년 말부터 다음커뮤니케이션.옥션 등 1세대 원조 닷컴들이 잇따라 둥지를 틀고, 이들 벤처에 투자하려는 금융회사들이 자리를 잡으면서 테헤란로는 ''한국의 실리콘밸리'' 로 불려왔다.

닷컴 열기가 가라앉고 임대료와 교통 여건 등이 나빠져 최근 통신.소프트웨어 관련 벤처들이 분당이나 가락동으로 떠나지만 테헤란로는 여전히 한국 벤처의 상징이다. 강남구청에 따르면 지난해 말 이 지역 벤처기업 수는 1천3백97곳에 달한다. 이 중 50%가 테헤란로 주변에 몰려 있다.

요즘 테헤란밸리는 삼성역 인근 아셈타워를 중심으로 인터넷.컴퓨터.게임 타운으로 변신하는 중이다. 지난해말 완공된 아셈타워에는 유니텔(8~14층) .로커스(36~38층) .시스코(4~6층) .컴팩(19~21층) , 이게임넷(32층) 등이 자리잡았다. 아셈타워의 양승경 과장은 "입주사 25개 중 14개가 IT기업" 이라고 소개했다.

맞은편 무역센터에는 e-비즈니스 기업인 연합회 등이, 주변에는 다음.메디슨 등이 위치하는 등 아셈타워는 이제 T밸리에서도 중심지로 부상하고 있다.

이재웅 다음커뮤니케이션 사장은 "요즘 기업 합병이 잇따르는 등 ''T밸리'' 에는 초창기와는 또다른 열기가 몰아치고 있다. " 고 말했다.

이승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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