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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사진관…8천만원으로 10평규모 창업,月순익 6백50만원

중앙일보

입력

사진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일반 카메라로 찍은 보통 크기의 사진이나 증명사진 정도를 떠올린다면 디지털 지수가 다소 떨어지는 사람이다. 인터넷과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면 조그만 증명사진도 1m 이상의 대형 사진으로 확대할 수 있고, 자유자재로 이미지 변환이 가능하다.
광주시 북구에서 디지털 사진관 ‘포토 존’을 운영하는 조철환씨(42)는 어떤 사진도 마음 먹은 대로 연출할 수 있는 이미지의 마술사다. 디지털 포토 시스템을 기존 사진관에 접목한 결과다. 하지만 99년만 해도 그의 디지털 지수는 제로(0) 수준이었다. 평범한 회사원 출신인 그는 트렌드 변화를 무시한 채 사진에 대한 수요가 많을 것이라는 것과 창업 비용이 절약된다는 점만 고려해 아날로그 형태의 일반 사진관을 창업했다.

한 달도 채 안돼 현상 및 인화 등 복잡한 과정을 거치고 이미지 연출에도 한계가 있는 아날로그 사진관으로는 고객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없음을 알게 됐다. 추가 투자비가 들기는 했지만 곧바로 디지털 사진관으로 전환했다.

디지털 시스템을 도입한 후 낡은 사진 복원은 물론 사진 확대 및 이미지 변환이 자유로워 취급할 수 있는 상품이 다양해졌다. 그만큼 고객층도 넓어졌다.복잡한 과정이 단순화되면서 수익성도 훨씬 높아졌다. 업종 전환 후 고객이 꾸준히 늘어나 요즘은 월 1천만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조씨는 인터넷이 생활화되고 디지털 카메라 보급률이 높아지면 디지털 사진관을 찾는 고객도 점점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디지털 기법을 활용한 온라인 이미지 시장은 2천년 들어 세계적으로 성장세를 타고 있다.

국내에서도 디지털 이미지를 이용한 다양한 사업들이 속속 등장, 새로운 e비즈 창업아이템으로 각광받고 있다.

스티커 사진을 통해 디지털 포토의 편리함을 이미 선보였다. 게다가 인터넷 이해도가 높은 신세대들은 필름을 들고 현상소를 찾기보다는 인터넷을 통해 자신의 사진을 출력하고 교환하는데 쉽게 적응하고 있다.

바로 이 점에서 디지털 사진관의 장점은 체인 본사가 운영하는 웹 사이트를 통해 고객들이 디지털로 찍은 사진을 공유하고 열쇠고리, 티셔츠, 엽서, 시계, 쿠션 등 다양한 제품에 이미지를 새겨 넣을 수 있어 사진을 활용한 다양한 상품 개발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점이다.

종이, 천, 유포지, 야광지, OHP필름, 인화지 등 다양한 재질로 출력이 가능해 운영자의 창의력 발휘 정도에 따라 손쉽게 사업영역을 확대할 수 있다. 사진관 내에 컴퓨터를 구비하여 회원관리도 가능함은 물론, 고객 취향에 맞는 맞춤 서비스와 장기적인 관계 유지도 가능하다. 온라인으로 회원에 가입한 고객에게는 할인 혜택도 준다.

현재 국내의 디지털 포토 사업은 서울보다 지방에서 인기가 높은 편이다.다양한 디지털 상품들의 각축장인 서울과 달리 지방은 인터넷 관련 사업분야의 진출이 미미해 새로운 아이템을 적극 수용해 디지털 사업의 선두 대열에 서고자 하는 욕구가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디지털과 아날로그 방식 적절히 응용해야

디지털 사진관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카메라, 컴퓨터, 스캐너 등의 장비가 필요하다. 체인본사에서 개발한 다양한 디지털 사진용 프로그램을 다룰 수 있어야 하므로 일정 기간 동안 본사에서 교육을 받아야 한다.

일반 사진관을 디지털 사진관으로 전환하는데 드는 돈은 1천5백만원 선. 신규 창업의 경우 10평 점포를 기준으로 가맹비 5백만원, 컴퓨터 스캐너, 프린터와 디지털 카메라 등 영업장비비 1천8백만원, 사진 인화를 위한 다양한 재질의 인화지와 포토 팬시 제품을 만드는데 필요한 기본 재료비 등이 포함된 초도물품비 1천50만원, 부자재(진열상품비)비 2백50만원, 고객카드 단말기 1백만원이 들어간다. 총 3천만원 선이다.여기에 점포 구입비는 상권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10평일 경우 5천만원 정도 예상돼 8천만원 가량 소요된다.

디지털 사진관의 사진 인화 가격은 일반 사진관과 비슷하다 9×12cm 사진 1장에 4백∼7백원, 12×17cm는 2천∼2천5백원 정도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점포들의 하루 매출은 25∼30만원 선. 월평균 7백50만∼9백만원 정도가 일반적이다.

고품질 사진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그래픽프로그램인 포토샵을 직접 다룰 수 있어야 한다. 포토존 광주 북구점의 경우 70%는 촬영이지만 나머지 30%는 현상을 원하는 고객이다. 인근에 대단위 아파트 단지가 있어 돌, 백일, 프로필, 가족사진 등 가족 단위의 고객이 많다. 손님이 원하는 사진을 만들기 위해 조씨는 여러 번의 현상 과정을 거친다. 번거롭지만 더 좋은 사진을 찾기 위한 과정이다.

아날로그 사진의 경우 화학약품 처리로 사진이 인화되므로 보존성이 뛰어나다. 따라서 벽에 걸어두는 대형 가족 사진은 아날로그 방식이 유리하다. 디지털 사진은 잉크로 출력되므로 작은 사진이나 각종 팬시 용품과 합성할 때나 간단한 명함판 사진 및 이미지 변환이 필요한 이력서 사진 및 개성사진을 만드는데 효과적이다.

조씨처럼 소비자의 필요에 따라 디지털과 아날로그 방식을 효과적으로 응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디지털 사진관은 이미 시장이 두텁게 형성되어 있는 사진, 인쇄, 팬시 제품 시장을 한꺼번에 공략할 수 있어 시장 개척 어려움이 상대적으로 적지만 성공을 위해서는 몇 가지 유의할 점이 있다.

첫째, 상권이 중요하다. 젊은층의 유동이 많은 중심 상권에 자리잡는다면 신세대들의 호기심을 충분히 자극할 수 있다. 젊은층 비율이 높은 아파트 단지 부근 번화가도 적합한 입지. 점포 크기는 10평 안팎이면 충분하다.둘째, 유연한 운영전략이다. 방문한 손님에게 무리하게 디지털 사진을 권하지 말아야 한다. 아날로그 사진의 중요성도 인식시켜 소비자에게 선택 기회를 주는 재치를 발휘해야 한다. 셋째, 체인본사가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능숙하게 다룰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디지털 사진관은 사진에 취미가 있고, 컴퓨터 다루기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적합한 업종이다(문의: 컴텍멀티미디어 (02)761-8301).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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