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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시네마 추천 금주의 개봉영화

중앙일보

입력

얼마전 폐막된 베를린 영화제에 출품됐던 '공동경비구역JSA'는 결국 본상수상에 실패하고 호평을 받는 것에만 만족해야 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내달 말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강력한 작품상 후보로 꼽히는 '캐스트 어웨이'의 개봉에 이어, 이번주에는 유수의 세계영화제 화제작들이 줄지어 개봉될 예정이다.

지난해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과 여우주연상을 동시에 수상한 화제작 '어둠속의 댄서'와 베를린영화제 경쟁부문 및 최우수 작품상 등 아카데미 5개부문 후보에 올라있는 '초콜렛'이 바로 그것.

'어둠속의 댄서'의 감독은 독특한 영상언어로 늘 새로운 영화스타일을 창조해 내는 라스 폰 트리에. 이 작품 역시 음악과 춤으로 영화의 주제를 담아내는 뮤지컬 영화로 독특한 형식이 인상적이다.

체코에서 이민와 미국에서 어렵게 살고 있는 여공 셀마는 유전으로 점차 시력을 잃어간다. 그녀의 유일한 꿈은 역시 유전으로 눈이 멀게 될 아들의 수술비를 마련하는 것. 하루가 다르게 떨어져가는 시력에도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일을 하는 그녀에게 춤과 노래는 힘든 현실속의 유일한 버팀목이다.

셀마가 펼치는 뮤지컬 장면(6-7회에 걸쳐 전개되는 뮤지컬 장면을 위해 100대의 카메라가 동원됐다)은 그녀의 삶의 고통을 역설적으로 보여주며 관객의 감정선을 건드린다. 셀마 역의 비욕은 아이슬란드 최고의 가수로 이 한 편의 데뷔작으로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할 만큼 기쁨과 고통을 실감나게 연기했다.

'개같은 내인생','길버트 그레이프'의 라세 할스트롬 감독이 내놓은 신작 '초콜렛'은 달콤한 초콜렛을 소재로 한 한편의 우화같은 영화. 줄리엣 비노쉬와 조니 뎁이 주연을 맡아 더욱 화제가 된 작품이다.

100년째 관습과 보수적인 전통이 지배하는 프랑스 어느 작은마을이 그 배경. 바람(북풍)처럼 어린 딸을 데리고 나타난 비엔(줄리엣 비노쉬)은 마을 한 가운데 초콜렛 가게를 열고, 그녀가 만드는 여러가지 초콜렛들로 관습에 얽매여 살아가는 마을 사람들의 아픔을 치유하고, 사랑과 정열을 되찾게 해준다. 금욕과 전통을 강조하는 마을 시장과 대립하지만, 민심은 이내 비엔에게 기울고 만다.

'초콜렛'은 관습과 자유의 대립을 풍자적이고 유머러스하게 그려낸다. 섬세한 인물의 심리묘사로 자연스런 인간 감정의 소중함을 일깨운 인간적인 작품. 점점 나이를 먹어가는 줄리엣 비노쉬의 친근하고도 여유있는 웃음과도 만날 수 있다.

'초콜렛'은 베를린 영화제 기간 많은 관심을 불러모았고, 현재 오스카 최우수작품상,여우주연상,여우조연상,음악상,각색상 등 5개부문 후보에 올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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