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오클랜드 어슬레틱스 2001시즌 전망

중앙일보

입력

1. 스토브리그 정리

오클랜드의 이번 스토브리그 최대수확은 템파베이, 캔자스시티와의 삼각 트레이드를 통해 자니 데이먼을 영입한 것.

현재 메이저리그 최고의 1번 타자로 평가받는 데이먼의 영입으로 오클랜드는 득점력에서 많은 발전을 가져올 것으로 보이나 사실 데이먼의 트레이드는 전혀 예상밖의 일이었다.

그것은 데이먼이 올시즌 종료후 자유계약 신분을 얻는데다가 재정이 빈약한 오클랜드 입장에서는 이미 천만불 수준으로 몸값이 뛰어버린 데이먼을 잡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데이먼 트레이드의 실질적인 대상이었던 벤 그리브는 팀이 선발진을 강화하기 위해 그동안 꾸준한 접촉을 해왔다는 점도 이러한 사실을 뒷바침하고 있다.

또한 오클랜드는 오프시즌 동안 팀의 노장선수들을 정리하며 더욱 더 젊은 팀으로 만드는데 성공했다.

베테랑 투수 캐빈 에이피어와의 계약을 포기했고 랜디 벨라디와 매트 스테이어스를 각각 텍사스와 시카고 컵스로 트레이드하며 애런 하란, 라이언 클렌(텍사스), 에릭 아이리랜드(시카고 컵스) 같은 유망주들을 받아들였다.

오클랜드의 이러한 트레이드는 연봉 절감의 효과와 함께 호세 오티스나 아담 파이어트, 제레미 지암비 같은 팀내 유망주들에게 자리를 만들어 주기 위해서이다.

지난 시즌 팀투수력의 핵심이었던 길 헤레디아와 마무리투수 제이슨 이슬링하우젠과는 재계약을 맺으며 투수력을 비축한 오클랜드는 전체적으로 지난 시즌과 비슷한 페이롤에서 나름대로 안정된 전력을 유지하는 최선의 길을 택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겠다.

2. 예상 라인업

자니 데이먼 (중견수)
터렌스 롱 (좌익수)
에릭 차베스 (3루수)
제이슨 지암비 (1루수)
미겔 테하다 (유격수)
존 자하/올메도 사인즈 (지명타자)
호세 오티스 (2루수)
아담 파이어트/제레미 지암비(우익수)
라몬 에르난데스 (포수)

선발투수

팀 허드슨
길 헤레디아
배리 지토
마크 멀더
오마 올리베라스/저스틴 밀러

마무리투수

제이슨 이슬링하우젠

3. 오클랜드의 장점 - 업그레이드 된 타선

오클랜드 타선은 지난 시즌에 비해 확실히 짜임새가 좋아졌다.

비록 지난 시즌 팀의 주전으로 활약했던 벨라디, 스테이어스, 그리브 등 3명이 팀을 떠났지만 대신 데이먼이 가세했고 팀내에는 이들의 공백을 메꾸고도 남을만한 뛰어난 유망주들이 많이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역시 데이먼이 가세한 1번 타자 자리.

지난 시즌 루키인 터렌스 롱이 기대이상의 맹활약을 펼치며 1번타순의 약점을 보완했던 오클랜드는 롱에 이어 데이먼까지 가세함으로서 한층 업그레이드 되어진 찬스메이킹 능력을 자랑할 수 있게 되었다.

데이먼의 가세는 팀에게도 큰 플러스 요인이지만 롱 개인에게도 많은 발전을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시즌 선두타자로 활약하기는 했지만 롱의 장점은 수준급의 파워로 오히려 1번타자에게 요구되는 선구안은 롱의 약점에 가깝다.

이러한 특성을 보이고 있는 롱이기에 선두타자 역할보다는 중심타선을 목표로 좀 더 경험을 쌓는 쪽이 롱의 미래에도 더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중심타선도 그리브와 스테어스가 빠져나갔지만 팀의 리더인 제이슨 지암비가 건재한데다 에릭 차베스와 미겔 테하다가 지난 몇시즌을 통해 지암비 못지 않는 슈퍼스타로 성장할 충분한 잠재력을 보여줘 이들의 빈자리가 그리 커보이지는 않는다.

호세 오티스는 이미 벨라디를 대신해서 팀의 주전 2루수로 낙점받았고 스테이어스의 우익수 자리는 파이어트와 제레미 지암비가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

이 세명은 모두 뛰어난 파워를 지니고 있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어 빅리그에 어느정도만 적응된다면 오클랜드의 하위타선은 중심타선 못지 않는 막강한 위력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다.

이렇듯 짜임새는 좋아졌지만 팀타선이 지나치게 좌타자 위주로 편중된 사실은 팀이 가진 최대 고민거리다.

오클랜드의 라인업을 살펴보면 데이먼을 시작으로 4번타자인 지암비까지 줄줄히 좌타자들이 들어서고 만약 지암비를 3번에 배치하는 타순을 구성한다면 4번타자 부재라는 또다른 난관에 부디쳐야 한다.

오티스가 빅리그에 성공적으로 적응해 2번타자로 가세한다면 좌우의 불균형을 어느정도 해소할 수 있겠지만 루키에 불과한 오티스에게 많은 것을 기대하기는 무리일 듯.

이것은 상대팀에게 좌투수를 집중적으로 투입할 수 있는 빌미를 만들어 줄 수 있으며 실제로 오클랜드는 지난 디비전 시리즈에서 양키즈의 앤디 패팃에게 톡톡히 당한 적이 있어 이에 대한 대비책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

4. 약점 - 젊어진 투수력

팀선발진은 무척 젊어졌다. 팀 허드슨이 25살, 배리 지토와 마크 멀더가 각각 22, 23살밖에 되지않았다.

나이뿐만 아니라 메이저 경력 역시 일천하다. 허드슨이 빅리그에 2년(정확히 말하면 1년 6개월)동안 있었고 지토와 멀더는 모두 지난 시즌 빅릭그에 첫선을 보인 신인급이다.

헤레디아가 35살의 나이로 빅리그 10년 경력이지만 헤레디아가 본격적인 선발투수로 활약한 것은 지난 99시즌부터여서 선발경력만으로 따지면 헤레디아 역시 올시즌이 3년차에 불과하다.

제 5선발로 내정된 오마 올리베라스는 33살의 베테랑이지만 불안하기는 마찬가지. 최근 하항세라는 점에서 큰 신뢰감을 주지 못하고 있으며 부상으로 인해 올시즌 활약여부도 불투명한 상태이다.

만약 올리베라스가 로테이션에 합류하지 못한다면 오클랜드는 올리베라스의 빈자리를 루키인 저스틴 밀러로 메꿔야 하는데 이렇게 되면 팀선발진은 4명의 신인급 선수와 뒤늦게 빛을 보고 있지만 팀의 리더 역할을 맡기기에는 무리가 따르는 베테랑 투수 한명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꾸려가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물론 이들은 무궁무진한 발전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한팀의 선발 로테이션에 신인급들이 3명에서 4명이나 된다는 점은 경험부족이라는 약점과 함께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같은 존재라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지난 시즌 팀투수진의 리더로서 발군의 기량을 과시했던 캐빈 에이피어의 빈자리가 상대적으로 커보인다.

5. Key Player - 팀 허드슨

허드슨의 지난 시즌 활약은 눈부셨다.

20승을 올리며 리그 공동 다승왕에 올랐고 사이영상 투표에서도 2위를 차지했다. 풀타임 첫시즌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의 대활약이었고 아마도 아마도 페드로 마르티네스라는 대투수가 없었다면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도 그의 몫이었을 것이다.

지난 시즌, 오클랜드는 팀의 에이스를 베테랑 투수 캐빈 에이피어에게 맡겼고 허드슨을 제 2선발로 기용했다. 그리고 허드슨 뒤에는 오마 올리베라스나 헤레디아같은 베테랑 투수들이 포진시켰다.

이러한 사실은 경험이 부족한 허드슨에게 최대한 부담을 줄여주는 것을 의미했고 동시에 대투수로 성장하기 위해 베테랑 투수로부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도록 해주는 팀의 배려였다.

실제로 최악의 4월을 보낸 허드슨에게 이러한 베테랑들의 존재는 큰 도움이 되었고 20승까지 달성할 수 있는 디딤돌 역할을 해 주었다.

그러나 올시즌에는 모든 것이 변했다. 에이피어는 떠났고 올리베라스는 부상으로 신음하고 있으며 허드슨은 이제 명실상부한 에이스의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

이제 빅리그 3년차에 접어들지만 허드슨은 지토나 멀더 같은 자신보다 어린 투수들을 리드해나가야 하는 입장이다. 이렇듯 허드슨은 자신의 성적이 팀투수력 전체에 대단한 영향력을 미칠 수 밖에 없는 위치에 서있는 것이다.

허드슨이 지난 시즌 팀이 치열한 와일드카드 쟁탈전을 벌이고 있을때 7연승을 거두며 승리의 보증수표 역할을 담당했던 모습을 보인다면 팀은 다시 한번 포스트시즌 진출에 대한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6. 2001시즌 예상

올시즌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에서 우승후보로 평가받는 팀은 오클랜드와 시애틀, 텍사스 3팀. 나머지 한팀인 애너하임 역시 5할 이상을 충분히 올릴 수 있는 전력이어서 그야말로 안개정국의 형상이다.

이들 중 전체적인 투타의 짜임새는 오클랜드가 가장 앞서지만 막강한 타선으로 무장한 텍사스나 안정된 선발진이 돋보이는 시애틀의 전력도 만만치않기 때문에 올시즌도 지난시즌과 마찬가지로 마지막까지 치열한 접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오클랜드 입장에서는 팀타선이 리그 최강이자 지구 라이벌인 텍사스와 비교해도 결코 뒤지지 않을 만큼의 잠재력을 인정받고 있어 상대적으로 지난 시즌에 비해 열세로 평가받는 투수력이 어느 정도의 활약을 펼치느냐에 따라 시즌 성적이 좌우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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