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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태평양에서 군사력 경쟁 미국은 중국 상대 안 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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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미국이 남중국해와 동중국해를 포함한 서태평양에서 군사력 확장 경쟁을 하더라도 중국에 이길 수 없다고 로버트 해딕 ‘스몰 워(Small Wars) 저널’ 편집국장이 진단했다. 포린폴리시에 고정 칼럼을 쓰는 군사전문가인 그는 미국이 외교력을 발휘해 아시아 주요 동맹국들과의 동맹 네트워크를 강화해 중국의 팽창을 억지해야 한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13일 포린폴리시 인터넷판에 실린 ‘군비 경쟁에서 미국이 중국을 이길 수 없다’는 기고문에서다.

 그는 리언 패네타 미 국방장관이 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샹그릴라 안보대화에 참석하면서 한 발언을 도마에 올려 놓고 집중 해부했다. 패네타 장관은 당시 2020년까지 미 해군 전력의 60%를 태평양으로 이동하는 계획을 밝혔다. 해딕 국장은 “패네타 장관이 미 행정부의 군사 전략에 대한 신뢰를 높이려고 그런 말을 했겠지만 해군정보실(ONI)에 따르면 2020년까지 잠수함 전력을 포함한 중국의 해군력 팽창이 더 실질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남·동중국해를 포함한 태평양 지역에서 미국과 중국의 구체적 해군력 증강 전망을 토대로 양국의 충돌 가능성을 자세히 분석했다.

미 해군은 항공모함·순양함·구축함·수륙양용함·공격형잠수함 등 재래식 전함 186척 중 54%인 101척을 현재 태평양에 배치하고 있다. 미 해군이 밝힌 30년간 군함 건조 계획에 따르면 2020년 보유할 재래식 전함은 181척. 만약 패네타 장관이 밝힌 대로 전체 해군 전력의 60%가 태평양에 배치된다면 전함 181척 중 109척이 2020년까지 태평양에 투입된다. 현재와 비교하면 고작 8척이 증가하는 수준이다.

 ONI는 중국의 전함이 2009년 86척에서 2020년 106척으로 20척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은 이 지역에 2020년이면 72척의 공격형 잠수함을 투입해 미국의 29척을 압도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해딕 국장은 “2020년까지 미 해군의 전함은 거의 증가하지 않지만 중국은 연평균 군비증가율(11.8%)에 상응하는 해군력 증강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단순히 전함의 척수보다 전함이 맡은 임무와 전투 여건이 더 중요하다”며 “남·동중국해 제해권을 놓고 미·중이 가상의 대결을 벌일 경우 중국이 미국에 비해 실질적이고 구조적인 비교우위를 누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ONI는 미 전함을 공격할 중국 항공기가 현재 145대에서 2020년에는 348대로 대폭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몇 곳에 제한된 육상 기지에서 발진하는 미 공군 전력은 중국의 미사일 공격에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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